• 전체 매장 35% 잠정 중단 및 주요 점포 상품 집중 배치… 익스프레스 매각 이어 유동성 확보 총력전
  • 메리츠금융에 긴급 운영자금 지원 요청 및 신규 회생안 준비… M&A 통한 근본적 기업 회생 추진
홈플러스가 37개의 점포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한 축인 홈플러스가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구책으로 전체 매장의 3분의 1 이상을 폐쇄하는 전례 없는 결단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오는 5월 10일부터 7월 3일까지 전국 대형마트 매장 104곳 중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남은 67개 핵심 매장에 자원을 집중하는 ‘2차 구조혁신’ 조치를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 부문인 익스프레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 이은 후속 조치로,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번 영업 중단 조치는 유통 현장의 마비 상태가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객관적 지표에 근거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 내 상당수 매장에서는 대금 지급 차질 등으로 인해 상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진열대가 비어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객 이탈로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는 한정된 물량을 가동 중인 67개 점포에 집중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주력 매장의 영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추가적인 매출 하락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영업이 중단되는 37개 점포 소속 직원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며, 현장 근무 유지를 희망할 경우 정상 영업 점포로의 전환 배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마트 직영 매장과 달리 해당 건물에 입점한 개별 임대 사업자(몰 입점업체)들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상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하림그룹 NS홈쇼핑과 익스프레스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대금이 유입되기까지 약 2개월의 공백기가 발생해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이 고갈된 상태다. 이에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 단기 자금 대출(브릿지론)과 법원 허가 전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을 요청했다. 메리츠금융은 현재 약 1조 2,000억 원의 대출 담보로 4조 원 규모에 달하는 홈플러스 부동산 68개 점포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의 협조 없이는 추가 자금 조달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채권단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점포 운영 효율화와 잔존 사업 부문의 인수합병(M&A) 추진 방안을 골자로 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사측은 조만간 법원에 새로운 계획안을 제출하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부문 등 남은 사업체의 가치를 높여 M&A를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과거 기업회생 사례를 볼 때 운영자금 지원을 통한 영업 유지가 청산 절차보다 채권 변제율이 훨씬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메리츠금융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