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 2028년부터 커피원두 기준 카페인 99.9% 제거해야 ‘디카페인’ 표시 허용
  • 사탕·젤리 닮은 ‘협업 주류’ 표기 의무화… 소비자 혼선 막기 위해 20포인트 이상 글씨로 ‘술’ 명시

일상 속에서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식품 표시 제도가 대대적으로 정비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디카페인 커피의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일반 식품과 구분이 어려운 주류 제품의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고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발표된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의 일환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국내 유통 식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디카페인 커피의 정의가 엄격해진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제조 과정에서 카페인을 90% 이상만 제거하면 제품에 ‘디카페인’ 표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원재료인 커피 원두 자체의 카페인 함량이 높을 경우, 제거 후에도 소비자 기대치보다 많은 잔류 카페인이 남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식약처는 이러한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카페인 제거 대상을 ‘원두’로 명확히 규정하고, 최종 원두(고형분 기준)의 카페인 잔류량이 0.1% 이하일 때만 디카페인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상향했다. 이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사실상 카페인을 99.9%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화된 기준은 업계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8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주류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협업 제품들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최근 캔디, 젤리, 음료 등 일반 식품의 용기나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주류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소비자들까지 이를 비주류 식품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식약처는 이러한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주류 협업 제품의 전면에 ‘술’ 또는 ‘주류’라는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단순히 작게 적는 수준이 아니라, 눈에 잘 띄도록 테두리 안에 20포인트 이상의 글씨 크기로 바탕색과 확연히 구분되는 색상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소비자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오음용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행정적 의지가 담겨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과거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디카페인 커피에서 임산부나 예민한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수준의 카페인이 검출되는 등 관리 사각지대가 존재해 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디카페인 커피의 순도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고, 식품의 형태를 띤 술에 대한 식별력이 높아져 안전한 식생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이번 고시 개정 이후에도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식품 표시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디카페인 원두 사용 여부를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며, 디자인만 보고 술을 주스나 간식으로 착각해 구매하는 실수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개정된 고시의 세부 사항은 국가법령정보센터나 식약처 누리집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