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헌법 개정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국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1987년 현행 헌법이 개정된 이후 대한민국이 정치·경제·사회 여러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겪었는데 헌법은 여전히 40여 년간 제자리걸음"이라며 "지금 헌법으로는 현재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준이나 국민의 삶의 상황, 국가의 미래를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덩치는 커졌는데 옷이 맞지 않는다면 옷을 고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비유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면 개헌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전면 개헌을 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가 쉽지 않다"면서도 "다 미룰 것은 아니고 할 수 있는 만큼은 하자는 실용적 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부분 개헌을 합의되는 만큼 순차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개헌 내용과 관련해서는 "불법 계엄을 더 이상 못하게 하자,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자는 데 어떤 국민이 반대하겠느냐"고 반문했으며,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 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도 "여야 할 것 없이 다 공개적으로 얘기해 온 것인데 왜 반대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통령은 "오랜만에 만들어진 기회인데 내일 실천했으면 좋겠다"며 국회의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같은 날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안 통과를 촉구했다. 위원회는 "개헌은 빛의 광장이 내린 명령으로 더 이상 묵혀둘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개헌을 지방선거 이후로 늦추자는 지연 전략은 책임 회피일 뿐"이라며 "반대 당론을 철회하고 개헌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6월 3일 지방선거일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끝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직접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지만, 장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공소 취소하고 헌법을 어기는데 무슨 개헌인가. 헌법을 고쳐봐야 지키지도 않을 건데 무슨 개헌이냐"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간다면서 무슨 협치냐"며 "언제부터 협치했냐고 화를 좀 냈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당은 지난달 3일 의원 187명 명의로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 등을 담은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국민의힘 의원 12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지만, 당 차원의 반대 기조 속에 가결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와 관련해 경찰·검찰·선거관리위원회 등을 향해 "흑색선전, 금품 살포, 공직자의 선거 개입 등 3대 선거 범죄에 대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