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는 한국인이라면 근육 건강 측면에서도 이점을 누리고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27일,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 자료 가운데 전신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측정치와 커피 섭취 빈도 정보를 동시에 보유한 만 20세 이상 성인 1만 5천 447명을 추려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커피 섭취 빈도와 사지근육량지수(ASMI), 제지방량지수(LBMI)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연구다.

사지근육량지수는 양팔과 양다리의 근육량을 측정한 지표이며, 제지방량지수는 체중에서 체지방을 뺀 근육·뼈·장기 등의 무게를 바탕으로 체격 대비 근육 보유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분석 결과는 성별과 무관하게 일관된 방향을 보였다. 하루 세 차례 커피를 마시는 남성은 하루 한 번 미만으로 마시는 남성보다 사지 근육량지수와 체지방량지수 수치가 모두 높았다. 여성의 경우 같은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두 지표가 높게 나타난 것은 물론, 체지방량지수(FMI)는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근육은 많고 지방은 적은 체성분 구성이 커피 섭취 빈도가 높은 여성 집단에서 두드러진 셈이다.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연구팀은 이 같은 연관성의 배경으로 카페인의 에너지 대사 촉진, 지방 산화, 근육 기능과 관련된 생물학적 기전을 언급했다. 관련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커피에 함유된 클로로겐산과 폴리페놀 계열 성분이 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통해 근섬유 손상을 억제하는 한편, 세포 내 노폐물을 스스로 제거하는 자가소화(오토파지) 기전을 활성화해 근육 재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있다.

이번 결과는 국제 연구 흐름과도 방향이 맞닿아 있다. 일본 중장년층과 한국 노인 남성을 각각 분석한 선행 연구에서도 커피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골격근 질량이 크다는 상관관계가 보고된 바 있다.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 연구에서는 커피와 카페인 섭취가 골격근량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근육량 감소 위험군에 대한 식이 지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구조적 한계를 명확히 짚었다. 특정 시점의 자료만을 분석하는 단면 연구 특성상 커피 섭취가 근육량 증가를 직접 유발했다고 볼 수는 없으며, 관찰된 수치는 어디까지나 통계적 연관성임을 강조했다. 제1저자 정지나 연구원은 "커피 섭취 빈도가 한국 성인의 체성분 지표, 특히 근육량 관련 지표와 연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후속 연구를 이어갈 방침임을 밝혔다.

근감소증(사르코페니아)은 노화 과정에서 근육량과 근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만성 질환으로, 낙상·골절 위험 상승과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성인 기준 카페인 일일 최대 섭취 권고량은 400㎎ 이하로,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약 3잔 분량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