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일자리 22만 개 늘었지만… 건설업 8.8만·제조업 1.4만 개 줄며 산업 현장 곳곳 불황 신호탄
  • 20대 이하 11만·40대 3.7만 명 대폭 감소… 60대 이상 고령층이 24만 개 채우며 고용 양극화 극치
국내 고용 시장의 양극화와 체질 약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경제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청년층과 허리층인 40대의 일자리는 일제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국내 고용 시장의 양극화와 체질 약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경제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청년층과 허리층인 40대의 일자리는 일제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고용 시장을 지탱한 것은 사실상 보건·사회복지 분야와 60대 이상의 고령층 일자리였던 것으로 드러나 고용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당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총 2,112.3만 개로 전년 동기 대비 22.1만 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자리의 세부 흐름을 들여다보면 고용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알 수 있다. 과거와 동일한 근로자가 자리를 지킨 지속 일자리는 1,549.4만 개로 전체의 73.4%를 차지했다. 반면 퇴직이나 이직으로 인해 근로자가 바뀐 대체 일자리는 327.2만 개였다. 주목할 점은 기업체의 생성이나 사업 확장으로 생겨난 신규 일자리가 235.6만 개에 그친 반면, 기업 소멸이나 사업 축소로 완전히 증발해 버린 소멸 일자리가 213.5만 개에 달해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이 크게 둔화했다는 사실이다.

산업별로는 내수 및 복지 의존형 일자리만 늘고 기간산업은 얼어붙는 불균형이 뚜렷했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린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무려 12.6만 개의 일자리가 늘었고, 숙박·음식점업과 전문·과학·기술 분야가 각각 4.0만 개, 3.3만 개 증가하며 뒤를 받쳤다. 그러나 고용 파급효과가 크고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건설업에서는 무려 8.8만 개의 일자리가 대폭 감소했으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마저 1.4만 개 줄어들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제조업 소분류 중 전자부품과 기타 금속가공제품 부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져 IT·제조 부문의 경기 침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세대별 및 성별 고용 양극화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연령대별 통계를 보면 60대 이상 일자리가 24.6만 개 폭증하며 전체 증가분을 견인한 반면, 미래 세대인 20대 이하 일자리는 11.1만 개나 급감했다.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40대 일자리 역시 3.7만 개 줄어들며 고용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20대 이하 청년층은 제조업과 건설업, 정보통신업 등 기술 기반 산업에서 일자리가 대거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60대 이상 고령층이 보건·사회복지나 사업·임대 등 상대적으로 단기·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채우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됐다. 성별로는 남성 일자리가 1.9만 개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보건·복지 업종의 영향으로 여성 일자리는 20.2만 개 증가했다.

조직 형태별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공공 성격이 강한 회사 이외의 법인과 정부·비법인 단체에서 각각 11.7만 개, 5.3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 고용 시장의 재정 의존도를 입증했다. 반면 순수 민간 영역인 회사 법인과 개인 기업체의 일자리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의 경우 일자리가 사라지는 '소멸 일자리' 비중이 전체 산업 중 가장 높은 24.0%를 기록해, 한계 상황에 직면한 건설 경기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내수 불황과 기간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노인 일자리 중심의 착시 효과를 걷어내고 제조업과 청년층 고용을 살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