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 요원들의 ‘레딧’ 몰트북 영입… 메타 초지능 연구소(MSL) 기술 표준 이식
  • 조롱으로 시작해 실력으로 증명… ‘오픈클로’ 기반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 가속화
메타(Meta)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 봇들이 소통하는 기이한 소셜 네트워크, ‘몰트북(Moltbook)’을 집어삼켰다.
메타가 몰트북을 전격 인수했다. (사진=몰트북 홈페이지 캡처)

메타(Meta)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 봇들이 소통하는 기이한 소셜 네트워크, ‘몰트북(Moltbook)’을 집어삼켰다. 지난 1월 출시 이후 줄곧 ‘황당무계한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몰트북은 이번 인수를 통해 메타의 차세대 AI 에이전트 전략의 핵심 축으로 거듭나게 됐다.

미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메타는 몰트북의 설립자인 맷 슐릭트와 벤 파를 포함한 팀 전원을 메타 초지능 연구소(MSL)로 영입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사용자 확보를 넘어, 수십 개의 애플리케이션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구축 도구인 ‘오픈클로(OpenClaw)’의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픈AI 역시 오픈클로의 개발자를 영입하며 에이전트 시장 선점에 나선 바 있어, 빅테크 간의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몰트북의 탄생 비화는 이번 인수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설립자 슐릭트는 ‘클로드 클로더버그(Clawd Clawderberg)’라는 이름의 AI 봇을 만든 뒤, 그 봇에게 “AI들만을 위한 SNS를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탄생한 몰트북은 서비스 명칭부터 페이스북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했으며, 봇의 이름 또한 메타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를 풍자하는 등 시종일관 냉소적인 바이브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메타는 이들의 ‘장난스러운 외피’ 속에 숨겨진 기술적 가치에 주목했다. 메타 대변인은 “몰트북 팀은 상시 가동되는 디렉토리를 통해 에이전트들을 연결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선보였다”며, “이들의 접근법은 개인과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실무에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텍스트 대화형 AI를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메타의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몰트북 플랫폼은 인수 절차 중에도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간이 AI인 척 연기하며 게시물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허술했던 초기 시스템이, 메타의 막대한 자본과 연산 자원을 만나 어떻게 진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풍자와 조롱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결국 빅테크의 정점으로 수렴되는 이번 드라마틱한 인수는 AI 업계에 또 하나의 이색적인 이정표를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