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내란 사태 이후 443일 만에 나온 첫 번째 사법적 결론이다.

법정 출석한 윤석열 (연합뉴스 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국회에 군을 보낸 행위를 지목했다. 윤 전 대통령이 무장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 한 것은 국회의 기능을 장기간 마비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러한 목적과 실제 폭동 행위가 모두 확인된다며 형법상 내란죄의 두 가지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이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곧바로 내란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기관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목적이 수반된 이상 내란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양형 과정에서 재판부는 범행을 직접 기획하고 다수를 끌어들인 주도적 역할, 비상계엄으로 발생한 막대한 사회적 혼란, 그리고 피해에 대한 사과 의사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중형 이유로 꼽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재판 출석을 거부한 사실도 지적했다.

다만 계획의 치밀성이 높지 않았던 점, 실탄 소지나 직접적 물리적 충돌이 거의 없었던 점, 물리력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한 사정은 감형 요소로 고려했다. 초범인 점, 공직 생활을 오래 해온 점, 현재 65세로 고령인 점, 계획 대부분이 실패로 끝난 점도 유리하게 반영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5년 1월 26일 구속기소됐다.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봉쇄 및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우원식 국회의장,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포함됐다.

내란 특검팀은 2026년 1월 13일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한 단계 낮은 무기징역을 선택했다.

같은 날 선고를 받은 공동 피고인 7명 중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가 인정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사전 기획 역할이 인정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국회 봉쇄에 가담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단장은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반면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며, 두 사건 모두 12·3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이미 내려진 상태였다.

이번 1심 판결에 대해 피고인 측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확정까지는 2심·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