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를 당에서 제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여론 조작 의혹을 이유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내린 제명 처분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는 윤리위가 제명 처분을 내린 지 16일 만이다.

장동혁 대표는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뒤 처음 주재한 최고위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을 확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당원 징계안이 윤리위 의결대로 최고위에서 의결됐다"며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포함한 총 9명의 최고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왼쪽)와 한동훈 전 대표 (연합뉴스 제공)

2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에서는 의결권이 있는 9명만 참석해 거수 표결을 실시했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반대 의사를 표명한 뒤 자리를 떠났으며, 나머지 8명이 거수로 찬성 의사를 밝혀 찬성 8명, 반대 1명으로 제명이 확정됐다고 김민수·조광한 최고위원이 전했다.

다만 양향자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오늘 선택은 어떤 의견도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권은 거수 표시가 없었다"고 밝혀, 실제로는 찬성 7명, 반대 1명, 기권 1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13일 오후 회의를 열어 한 전 대표를 전격 제명했고, 14일 새벽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지했다. 당 지도부는 15일 최고위에서 곧바로 제명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다수 의원의 우려로 장 대표가 재심 신청 기간인 열흘간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 이후 장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면서 제명 확정이 2주간 미뤄졌다.

제명 조치로 한 전 대표는 향후 5년간 최고위 의결 없이는 재입당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에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게 됐다.

한 전 대표는 29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오후 1시 20분에는 친한계 인사들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무소속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초강력 조치로 친한계와 당권파 간 계파 갈등이 정점에 달하면서 국민의힘의 내홍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영화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당한 제명을 당하면서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을 믿고 계속 갈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를 꼭 해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