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가 제기한 오픈AI 상대 소송, 미 연방법원서 본안 재판으로 향해
  • 비영리 출범·영리 전환·마이크로소프트 투자 구조가 핵심 쟁점
일론 머스크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본안 재판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인공지능 산업을 둘러싼 비영리와 영리의 경계, 그리고 지배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법정으로 옮겨졌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본안 재판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인공지능 산업을 둘러싼 비영리와 영리의 경계, 그리고 지배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법정으로 옮겨졌다. 이번 결정으로 머스크와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 간 수년간 이어져 온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는 최근 심문을 거쳐 해당 사건을 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소송은 2024년 8월 제기됐으며, 재판 일정과 구체적인 절차는 추가로 조율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오픈AI가 2015년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출범할 당시, 영리 중심의 기존 기술 기업과는 다른 ‘안전하고 개방적인 인공지능 개발’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전제 하에 회사 설립에 참여했으나, 이후 오픈AI가 영리 목적의 계열 구조를 구축하고 방향을 전환하면서 초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머스크와 알트만은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지만, 머스크는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테슬라가 오픈AI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오픈AI는 영리 조직인 ‘오픈AI LP’를 설립하고, 대규모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소송에서 머스크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수십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포함해 복잡한 영리 계열 구조를 구축하면서, 비영리 조직의 목적과 수탁자 책임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오픈AI 경영진과 관련 당사자들이 이 과정에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확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오픈AI 측은 소송 자체가 근거 없으며, 반복적인 법적 압박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비영리 재단이 여전히 지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와 공익적 목적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해 왔다.

이번 소송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피고로 포함됐다. 머스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수탁자 책임 위반을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오픈AI는 2024년 영리 기업으로의 전환 계획을 공식화했으나, 시민단체와 전·현직 관계자들의 반발 이후 비영리 조직이 지배권을 유지하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에는 자본 재편을 마무리하며, 비영리 재단이 영리 조직의 지분을 통제하는 현재의 구조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오픈AI 영리 부문 투자 가치는 약 1,35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머스크는 한편으로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온 인물이다. 그는 2023년 별도의 인공지능 기업 xAI를 설립하며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과 직접 경쟁 구도에 들어갔다. xAI는 출범 당시 공익 목적을 내건 ‘베네핏 코퍼레이션’ 형태였으나, 2025년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와 회사를 통합하면서 해당 지위를 해제했다.

최근에는 xAI의 챗봇 ‘그록(Grok)’이 비동의 음란물이나 아동 성착취 이미지를 생성·확산할 수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유럽연합과 인도,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규제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창업자 간 분쟁을 넘어, 비영리 AI 연구기관이 대규모 상업화와 투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어떤 책임과 한계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는 상징적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 전반의 지배 구조와 공익성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