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8 종합대책 본격 가동 이후 피해지표 둔화, 범정부 협력체계 강화 결과
  • 대포폰 차단 ‘안면인증제’·AI 탐지 기술 확산, 가상자산 피해 보상 입법도 속도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추진상황 점검 자료 화면
당정이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한 결과, 지난 10월부터 피해지표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까지 증가세를 보였던 피해 건수와 피해액이 8월 말 정부 대책 가동 이후 완화되며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보이스피싱 TF 합동회의’에는 한정애 의원이 단장을 맡은 민주당 보이스피싱 TF와 국무조정실장이 이끄는 범정부 TF, 그리고 과기정통부·법무부·금융위·금감원·경찰청 등 10여 개 정부 기관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지난 8월 28일 발표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의 추진 현황과 성과가 논의됐다.

정부는 대책 발표 이후 보이스피싱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 9월 29일에는 경찰청이 주축이 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을 출범해 통신·금융·수사기관이 공동 대응을 시작했다. 이어 10월 29일에는 금융·통신·수사정보를 연계하는 AI 기반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플랫폼(ASAP)’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의심 거래와 범죄 패턴을 조기에 탐지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 본격 작동 중이다.

11월부터 시행된 ‘10분 이내 긴급차단제’ 역시 피해 확산 방지에 효율을 보였다. 시행 이후 약 30만 건의 제보 중 1만2천 건의 전화번호가 차단됐다. 같은 기간 경찰은 12,504명을 검거해 전년 대비 43.9% 증가한 실적을 올렸으며, 캄보디아 현지 작전으로 92명을 검거하고 감금 피해자 3명을 구조하는 등 해외 범죄조직 단속도 강화됐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대포폰 악용 문제 해결에도 속도가 붙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여권 개통을 1회선으로 제한하고,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안면인증제’를 12월 23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또한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악성 앱 자동 설치 차단 프로그램을 국내 3,500만 대 안드로이드 기기에 적용했으며, 통신 3사와 협의해 휴대폰에 AI 기반 탐지·알림 기능을 기본 활성화(opt-out)로 전환했다.

법무부는 형법상 사기죄 형량을 상향하고 부패재산몰수법을 개정해 보이스피싱 범죄로 얻은 수익의 환수 근거를 강화했다. 또 검찰은 정부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유령법인 계좌 유통조직 213개를 적발하고 1,000여 명을 입건하는 등 집중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무과실책임 보상제 도입과 가상자산 피해금 환급 제도를 추진하며 관련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불법 스팸 문제도 개선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팸 신고 건수는 3,193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국민 1인당 월평균 수신량 역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정애 의원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당정은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위법령 정비와 제도 보완을 신속히 추진해 새롭게 등장하는 사기수법에도 빈틈없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사용이 늘면서 범죄 수법이 빠르게 변모한 만큼, 정부의 AI 활용 기반 대응체계가 향후 피해 예방과 실질적 구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