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노년층 소비 12% 증가, 노동연령층의 2배 증가율 기록
  • 민간소비 150조 원…의료비보다 여가·외식 등 '삶의 질' 지출 급증
  • 65~74세 '젊은 노년층'이 전체 소비의 59.3% 차지

노년층이 젊은 층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소비를 늘리며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9월 25일 발표한 2023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층 소비 총액은 243조 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26조 1천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년층 소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의 70.7%를 차지하는 15~64세 노동연령층의 소비증가율은 6.3%에 그쳤다. 0~14세 유년층은 4.3% 증가에 머물렀다. 노년층 소비증가율이 다른 세대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노년층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150조원으로 전년 대비 14.9% 늘었다. 민간소비는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의료 등 공공소비가 아닌, 개인이 직접 지출한 소비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의료비 위주의 보건 소비보다 여가, 문화, 외식 등 기타 소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병원비 외에 삶의 질과 관련한 씀씀이가 확연히 커졌다는 의미다. 이는 경제적 여유를 갖춘 신노년 세대가 적극적인 소비 주체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프리픽)

노년층은 연금·복지·가족 지원 외에 본인 보유 자산을 적극 활용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의 소비(243조 8천억원)는 노동소득(64조 6천억원)을 크게 웃돈다. 이 차이에서 발생한 생애주기상 적자(179조 2천억원)는 공공·민간 이전, 민간 자산재배분을 통해 충당된다.

민간 자산재배분은 2023년 49조 3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민간 자산재배분은 이자·임대료 등 자산소득뿐 아니라 저축을 줄이거나 자산을 처분해 소비에 사용하는 금액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노년층이 보유 자산을 소비 재원으로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단순히 베이비부머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인구가 늘어난 효과만은 아니다"라며 "1인당 소비액 규모로 봐도 노년층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연소득은 3,469만원으로 2020년(3,027만원) 대비 14.6% 증가했다. 금융자산은 4,912만원으로 52.9%, 부동산 자산은 3억 1,817만원으로 21.5% 늘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은 새로운 노년층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노년층 내에서도 세대별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노년층 전체 소비의 59.3%, 민간 자산재배분의 68.5%는 65~74세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고 활동성이 높은 젊은 노년층이 소비와 자산 활용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세대 간 자산 축적 수준이나 퇴직 시기의 경제 상황 차이가 이러한 격차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5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향후 노년층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수준과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 세대의 소비력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