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7개월 만에 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 신뢰 회복
  • 중국 BYD와의 경쟁 심화 속에서도 메가팩 신기술로 돌파구 모색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5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대담한 '베팅'이 다시 한 번 시장을 뒤흔들었다. 머스크가 약 10억 달러(약 1조 3천9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뒤 테슬라 주가가 연초 대비 플러스로 전환하며 극적인 반전을 연출했다.

1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3일 테슬라 주식 250만 주 이상을 매입했다. 이는 머스크가 장내에서 테슬라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한 것은 2020년 2월 20만 주(약 1천만 달러) 매입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올해 최악의 1분기를 딛고 일어선 테슬라

테슬라는 올해 1분기 202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관세 부과 정책 발표 이후 4월에는 주가가 연중 최저점인 221.86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머스크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는 16일 현재 410.26달러로 급등하며 4월 최저점 대비 85% 상승했다.

이는 테슬라가 2년 연속으로 부진한 1분기를 딛고 연말 급등세를 보여주는 패턴의 재현이다. 지난해에도 테슬라는 1분기 29% 하락 후 연말 63% 상승으로 마감했다.

월스트리트, 1조 달러 보상 패키지에 주목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이번 자사주 매입이 다가오는 11월 6일 주주총회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서 머스크에게 2035년까지 10년간 총 1조 달러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안을 다시 상정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이 보상 패키지가 통과될 경우 머스크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사주 매입 소식 이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테슬라 주가 차트를 게시하며 "예언대로 주가 420달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가팩 3로 에너지 저장 사업 반격

테슬라의 주가 상승에는 전기차 외 사업 부문의 성과도 한몫했다. 특히 테슬라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 '메가팩 3'와 '메가블록'이 주목받고 있다. 메가팩 3는 기존보다 용량이 25% 증가한 5MWh(메가와트시) 규모로, 기업들의 전력비 절감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메가블록은 메가팩 배터리 4개와 변압기 등 설비를 결합한 총 20MWh 용량의 대용량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솔루션으로, 수명 25년, 충전 횟수 1만회 이상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는 2026년 말부터 텍사스 휴스턴의 신규 메가팩토리에서 연간 50GWh 규모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 BYD와의 격화된 경쟁

하지만 테슬라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특히 중국의 BYD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025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21%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테슬라는 8%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2025년 1분기 BYD의 순이익은 1억 2,816만 달러로 테슬라(4,090만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테슬라는 현재 빅테크 기업 중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노후화된 전기차 라인업과 중국 등 저가 경쟁업체의 압박으로 인한 다분기 연속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미래 성장동력 될까

테슬라 경영진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 미래 기술로 돌리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운전자 없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량을 출시하지 못했고, 머스크가 공장 작업부터 육아까지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옵티머스 로봇도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도 테슬라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약 3억 달러를 투입하고 연방정부 인력 감축 작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머스크의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은 이러한 머스크의 '베팅'이 과연 테슬라를 다시 한 번 도약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