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열대야 46일 ‘역대 최다’…강원 영동은 가뭄에 강수량 최저치
  • 장마 2주 만에 끝나고 국지성 호우 반복…“기후변화 영향 뚜렷”
지난 8월 13일 월계1교 인근 범람한 중랑천으로 인해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됐다.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이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여름은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이른 폭염과 열대야, 기록적 집중호우, 일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 기후 양극화가 뚜렷했던 계절로 기록됐다.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지난해보다 0.1도 높아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특히 서울은 열대야가 46일 지속돼 1908년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을 세웠다. 부산, 인천, 강릉, 속초 등 주요 도시에서도 열대야가 사상 최다를 기록하며 국민들의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 광주와 대전은 6월 중순부터 이미 열대야가 시작돼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빠른 ‘밤 더위’를 겪었다.

폭염 역시 장기간 이어졌다. 전국 폭염일수는 28.1일로 평년보다 17.5일 많아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구미, 전주, 강릉 등 20개 지역에서는 폭염일수가 관측 이래 최다를 기록했고, 해발 고도가 높은 대관령에서도 처음으로 폭염이 관측됐다.

강수 양상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올여름 장마는 제주도 15일, 남부지방 13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고, 중부지방 역시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종료됐다. 전국 강수량은 평년 대비 85% 수준에 그쳤지만, 비가 올 때는 국지적으로 쏟아졌다.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수도권과 남해안, 충청권을 강타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강원 영동 지역은 여름철 강수량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인 232.5mm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간 기상 가뭄이 이어지며 농업과 생활용수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기온 급등의 원인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조기 확장과 상층 정체 고기압(CGT) 형성이 꼽혔다.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까지 더해지며 폭염이 장기화됐다. 또한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강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이 한반도 기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3.8도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이 동시에 발생한 복합적 기상재해의 계절이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점점 다변화·동시화되고 있어,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정밀한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