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E 단속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 확산…트럼프, 해병대·주방위군 2,700명 투입
- 추방 정책 확대로 가족 해체·인권 논란…“범죄자 아닌 성실한 이민자까지 겨냥”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이 본격화되면서, 이민자 공동체와 연대하는 시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주말 사이 ICE(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 이후 시위가 폭력 사태로 확산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LA 지역에 미 해병대 700명과 주방위군 2,000명을 긴급 배치했다.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의 일환이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캘리포니아주의 자유주의적 도시 LA에서 펼쳐지며 강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독재적 대통령의 광적인 환상”이라며 군 투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단속은 이민자 체포 건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백악관의 계획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ICE는 지난 6월 4일 하루 만에 2,200명을 체포했다. 이는 단일 날짜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구금 대안 프로그램(Alternative to Detention)’에 등록된 이들로, 위협이 낮다고 판단돼 감시 하에 자유롭게 생활하던 사람들이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하루 3,000명 체포를 목표로 ICE의 활동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은 날마다 체포 숫자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격적 단속은 이민자 가족을 분리시키고, 비폭력적이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이들까지 타깃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LA 시의원 이사벨 후라도는 “패션 디스트릭트의 한 창고에서 이뤄진 금요일 새벽의 단속은 공공안전이 아닌, 공포에 기반한 국가 폭력이었다”고 규탄했다.
연방국토안보부는 이번 단속에서 체포된 이들 중 성범죄, 절도, 마약 관련 전과자들이 포함됐다고 주장했지만, 지역 커뮤니티는 “무고한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민자 인권을 옹호하는 시위는 LA의 파라마운트와 컴튼 등 여러 도시로 확산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방화와 약탈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진압을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사용했다. 멕시코계 미국인 시위자 마리아 구티에레즈는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며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며 “이건 우리 도시,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한 저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모든 지역 주민이 시위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LA 카운티 파라마운트에 거주하는 이민자 출신의 ‘후안’은 “ICE는 본인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불법 체류는 범죄이고, 그에 따른 결과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ICE는 현재까지 여러 고위 간부가 사임하거나 교체되며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에는 강제추방을 총괄하던 관리 2명을 포함해 국장 대행도 교체됐다. ICE는 이 인사 조치를 “불법 이민자 체포와 미국 사회의 안전을 위한 조직 정비”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책의 강도와 방식에 대해서는 당 내외에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이자 ‘Latinas for Trump’ 공동창립자인 일레아나 가르시아는 “이건 우리가 원했던 방식이 아니다”며 “무분별한 단속은 인간에 대한 존중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이민 문제를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상징적 장면이 되었다. LA 거리의 시위 영상과 군 병력 투입은 그의 핵심 지지층에게 ‘법과 질서’를 지키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도시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분열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