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복 관세에 이어 추가 대응 예고… ‘끝까지 싸울 것’ 선언
  • 미국 의존도 낮춘 중국, 무역 다변화로 충격 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경제적 압박을 강화했고, 이에 중국은 보복 관세와 추가 조치를 예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올해 초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그 수치는 125%까지 치솟았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8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외교적·경제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지앤은 “우리는 도전에 직면할 때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 역시 “미국이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추가 보복 조치를 암시했다.

미국보다 덜 의존적인 중국, 타격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번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보다 대체 시장이 많다는 점이다. 미국은 스마트폰, 컴퓨터, 완구 등 소비재를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미국 소비자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증권사 로젠블랫(Rosenblatt Securities)은 지난주 분석에서 “현재 54%인 트럼프의 중국산 제품 관세만으로도 미국 내 최저가 아이폰 가격이 799달러에서 1,142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은 대부분 산업용 원자재와 제조 장비(예: 대두, 원유, 항공기 엔진 등)로,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국은 지난 2018년 트럼프의 1차 무역전쟁 이후 무역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브라질산 대두 수입량이 2015~2017년 평균 대비 45%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산 대두 수입은 38% 감소했다. 2024년 미국의 대중 농산물 수출액은 292억 5,000만 달러로, 2022년(428억 달러)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숨겨진 카드들… 미 기업 타격 가능성
중국은 단순한 보복 관세 외에도 다양한 경제적·외교적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내 유명 민족주의 성향의 블로거들은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에 대한 대응 조치를 정리한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의 펜타닐(합성 마약) 통제 협력 중단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조사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개봉 금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영화 산업에 대한 조치는 공식적인 금지 조치 없이도 민간 차원의 불매운동을 유도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에서는 한국 롯데마트에 대한 대규모 불매운동이 벌어져 100여 개 매장 중 절반 이상이 폐점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중국 역시 무역전쟁의 충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베이징은 여전히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약점’을 강조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관계 전문가 빌 비숍(Bill Bishop)은 뉴스레터에서 “미·중 관계가 이토록 악화된 적은 없었다”며 “무역이 양국 관계의 핵심 축이었는데, 이마저 무너지면 다른 분야에서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 역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강공을 퍼붓고 있지만, 중국 역시 다양한 대응책을 통해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패권을 둘러싼 두 강대국의 싸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