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권력 투입 40분 만에 인간 띠 뚫고 투표함 2개 반출 성공…서울 선관위 긴급 호송 요청
  • 투표용지 고갈이 부른 초유의 개표 중단 사태, 스크럼 짜고 저항하던 시위대 밀어내며 충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치러진 이후 사흘째 서울 한복판 투표소에 갇혀 있던 투표함이 경찰의 대규모 공권력 투입 끝에 마침내 개표소로 이송됐다.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치러진 이후 사흘째 서울 한복판 투표소에 갇혀 있던 투표함이 경찰의 대규모 공권력 투입 끝에 마침내 개표소로 이송됐다.

서울 송파경찰서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기동대를 전격 투입해 투표함 반출을 물리적으로 가로막고 있던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행정 부실로 촉발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번지며 사흘간 개표가 전면 중단되었던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2개, 약 2,000여 표는 이번 경찰의 강제 집행을 통해 본투표 종료 사흘 만에 겨우 반출됐다.

투표함 이송 작전이 감행된 당일 아침 일찍부터 잠실7동 제2투표소 주변에는 경찰 기동대 18개 중대, 약 1,000명에 달하는 경력이 촘촘하게 배치되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 지휘부는 유권자의 소중한 표가 담긴 투표함 호송과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식적인 협조 요청을 접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선거사무 종사자를 폭행 또는 감금하거나 선거관리 시설 및 기물을 훼손하는 행위, 그리고 집행 중인 경찰관을 밀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과 공무집행방해죄에 따라 엄중히 처벌될 수 있음을 현장 마이크를 통해 최종 고지하며 즉각적인 해산 명령을 내렸다.

경찰의 최후통첩에 시위대가 완강히 거부하면서 강제 집행 절차가 시작되자마자 투표소 일대는 순식간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의 현장으로 변했다. 투표소 후문 길목을 점거한 채 서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짜며 완강히 버티던 시위대를 경찰이 한 명씩 강제로 뜯어내기 시작하면서 양측 간의 격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갔다. 시위대 20여 명이 바닥에 연좌한 채 인간 띠를 만들어 투표함 압수 통로를 필사적으로 차단하려 시도했으나, 압도적인 경력을 앞세운 경찰은 강제 해산 작전에 돌입한 지 약 40분 만에 투표소 앞 진입로를 완벽하게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잠실 투표함 봉쇄 파행의 도화선이 된 것은 투표 당일 발생했던 선관위의 치명적인 투표용지 배부 오류 사태였다. 잠실7동 제2투표소를 포함해 서울과 인천 지역 등 총 14개 안팎의 투표소에서 선거 도중 투표용지가 조기에 고갈되어 현장을 찾은 유권자들이 정상적인 투표를 하지 못하고 대거 발길을 돌리는 초유의 행정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행정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선관위를 규탄하고 선거 무효 및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보수 성향 단체와 유튜버들이 투표소 주변으로 급격히 결집하면서 투표함 반출이 전면 차단되는 장기 대치 정국으로 이어졌다.

물리적 차단벽을 허물고 간신히 확보된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2개는 경찰의 삼엄한 호위 속에 곧바로 공식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본투표 종료 후 수일간 멈춰 서 있던 해당 투표함의 봉인을 해제하고 곧바로 법정 개표 절차를 밟아 미완으로 남아 있던 이번 선거의 최종 개표 결과를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