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7일 오전 미국발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4% 넘게 급등하며 8,378선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 1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0.81포인트(4.11%) 오른 8,378.82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이날 2.42% 상승 출발한 이후 오름폭을 지속적으로 키웠으며, 장 초반 한때 8,450.26까지 치솟아 사상 최초로 8,400선을 돌파했다. 급격한 지수 상승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 이른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상승의 출발점은 전날 밤 뉴욕 증시였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목표주가 3배 상향에 힘입어 19.3% 폭등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 고지를 넘었다.

웨스턴디지털(8.34%), AMD(7.78%), 샌디스크(7.50%)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줄줄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53% 올랐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19%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뉴욕발 훈풍은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직접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는 6.02% 오른 31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장 초반 32만3천원까지 뛰어 신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도 8.53% 상승한 222만7천원에 거래 중이며, 개장 직후 227만9천원으로 역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5.36% 올라 이날 코스피 랠리를 선도했으며, 제조(3.79%), 보험(3.21%), 금융(2.18%)이 뒤를 이었다.

수급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끊고 이날 863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도 1,491억원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주 강세와 금리 급등세 진정이 국내 증시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 신규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장중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 전반이 고루 오른 것은 아니다. 상승 종목(241개)보다 하락 종목(908개)이 훨씬 많은 'K자형 양극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2.61%), 삼성바이오로직스(-0.84%), LG에너지솔루션(-0.81%) 등 반도체 외 대형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시간 2.28% 내린 1,145.75로, 코스피와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506.7원에 개장하며 1,500원대 고환율 기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