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단계적 폐지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하면서 1989년 도입된 핵심 부동산 세제가 근본적 변화의 기로에 섰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매도할 때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과세표준을 줄여주는 제도다. 1989년 도입된 이래 부동산 세제의 핵심 기둥으로 기능해 왔다.

현행 소득세법상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연 4%씩 공제율이 합산되며, 10년 이상 보유·거주 시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다. 예컨대 양도차익이 10억 원인 경우 과세 대상은 약 2억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다만 2021년부터는 보유와 거주 요건이 분리 적용되어,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유기간 공제(최대 40%)만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장특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공제 혜택의 문제점을 직접 거론했다. 이어 "점진적·단계적으로 폐지해 팔 기회를 주면 매물 잠김이 아니라 매물 유도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6개월 시행 유예 → 다음 6개월 절반 폐지 → 1년 후 전면 폐지'의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한 향후 제도 부활을 차단하기 위해 법률로 명시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0명이 1주택자 장특공제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선을 그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일 "당에서 세제 개편을 검토한 바가 없다"며 "정당하게 보유한 분들한테는 세 부담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 발언 자체를 정면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장특공제를 단순히 특혜로 규정하며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대한 오해이자 조세 원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양도세를 강화하면 매도를 지연시키는 부동산 동결 효과가 발생해 거래를 위축시키고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의 우려를 함께 거론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10년 넘게 보유하던 전국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을 매도한 장기보유자는 1만 9,63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6월(2만 598명) 이후 4년 9개월 만의 최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59.9% 급증한 수치다.

수도권에서만 1만 379명이 매도에 나섰으며, 서울 내에서는 송파구(284명), 강남구(261명), 노원구(238명) 순으로 많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장특공제 폐지 논의가 단기적으로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지만, 시행 이후에는 매물 잠김 심화와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현재 세수 효과와 시장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개편안을 오는 7월 세법 개정안에 포함할지, 아니면 별도 부동산 세제 대책으로 발표할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정치적 계산이 맞물린 가운데, 당장의 입법화보다 정책 방향 설정 단계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989년 도입 이후 37년간 유지된 장특공제가 실질적으로 개편된다면, 이는 한국 부동산 세제 역사에서 이례적인 대전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