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통계상 최악 수준에 다다른 가운데, 일도 구직도 하지 않고 쉬는 청년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첫 직장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 경기 충격이 아닌 구조적 고용 침체가 청년층을 압박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청년 취업지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세 지속 (사진=연합뉴스)

국가통계포털(KOSIS)과 국가데이터처가 19일 공개한 올해 1분기(1~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분기 평균 실업자는 102만9천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만9천명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실업자 100만 명 돌파는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이던 2021년(138만 명)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15~29세 청년 실업자는 27만 2천 명으로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실업자 4명 중 1명이 청년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7.4%로 전년 동기보다 0.6%포인트(p) 올라 2021년(9.9%)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43.5%로 1.0%p 하락해 역시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1분기 청년 취업자는 342만 3천 명으로 전년보다 15만 6천 명 줄며 14분기 연속 감소했다. 청년 인구 감소율(2.0%)의 두 배가 넘는 취업자 감소율(4.4%)은 인구 변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95~1999년생(당시 25~29세)의 '쉬었음' 인구는 21만7천명으로 같은 연령대였던 1975~1979년생(2004년 기준 8만4천명)의 2.6배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1980~1984년생 13만6천명(2009년), 1985~1989년생 10만6천명(2014년), 1990~1994년생 16만1천명(2019년)으로, 세대가 내려올수록 쉬는 청년이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하다.

세대별 20∼29세 쉬었음 인구 비교(만명)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연도별로는 '쉬었음' 청년(15~29세)이 2023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했으며, 경총 보고서에 따르면 증가세를 이끈 것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였다. 대졸 이상 '쉬었음' 청년은 2023년 15만 3천 명에서 2024년 17만 4천 명, 2025년 17만 9천 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고졸 이하 '쉬었음' 청년은 같은 기간 24만~25만 명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첫 직장을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세대별로 늘어났다. 경총 보고서에 따르면 1995~1999년생의 학교 졸업 후 첫 취업까지 평균 소요 기간은 12.77개월(2024년 기준)로, 1975~1979년생의 10.71개월(2004년)보다 2.06개월 길었다. 연도별로는 청년층(15~29세) 첫 취업 소요 기간이 2021년 10.1개월에서 2025년 11.3개월로 늘었으며, 고졸 이하는 14.2개월에서 16.5개월로, 대졸 이상도 7.7개월에서 8.8개월로 각각 길어졌다.

신규 채용으로 분류되는 '근속 1년 미만자' 중 청년 비중은 2006년 33.6%에서 2025년 25.2%로 20년 새 8.4%p 하락해, 청년이 채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 자체가 줄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총은 청년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인력 수급 미스매치, 정년 60세 의무화, 저성장 고착화를 꼽았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청년의 시간당 임금은 2만 125원으로 중소기업·비정규직 청년(1만 4천 66원)보다 43% 높아, 대기업 선호에 따른 취업 이연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정년 60세가 법제화된 2013년을 기준(100)으로 2025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 근로자 수는 245.9로 늘어난 반면, 청년 근로자는 135.5에 그쳤다.

최문석 경총 청년ESG팀장은 "20~30대 '쉬었음' 청년이 지난해 70만명을 넘어서는 등 청년고용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쉬는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고 일하고 싶은 청년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취업 역량 강화, 일 경험 제공 등을 담은 '청년 뉴딜 추진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나,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실효성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