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제약사 주도 다국가 임상 14% 급증… 국내 환자들 최첨단 표적항암제 접근 기회 확대
  • 유전자재조합 등 바이오의약품 24% 점프, ‘이중항체·ADC’ 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 본격화
대한민국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차세대 신약 테스트베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상시험 연구원.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차세대 신약 테스트베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5년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783건으로 전년(747건) 대비 4.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항암제와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다국가 임상이 크게 늘어나며 국내 의료 현장의 신약 접근성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임상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오 기술 기반의 의약품 개발 수요가 폭발했다는 점이다. 유전자재조합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은 2024년 253건에서 지난해 313건으로 무려 24%나 급증했다. 이는 합성 의약품 중심에서 생물학적 제제로 이동하는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국내 임상 현장에도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다.

특히 ‘지옥에서 온 천사’로 불리는 항암제 분야의 강세는 여전했다. 전체 임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암제 승인 건수는 304건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 중 특정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표적항암제’ 비중이 68%에 달해, 암종별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대세임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숙련된 임상 인력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표적치료제 확장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체별로는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 임상이 409건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 증가한 반면, 국내 제약사 주도 임상은 259건으로 15%가량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이중항체, 항체-약물 복합체(ADC), 생균치료제 등 고난도 차세대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국내 개발 임상의 92%는 내수 시장 및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해외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증가는 국내 중증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국가 임상은 지난해 425건 승인되어 14% 늘어났으며, 이는 희귀 질환이나 난치성 암 환자들이 정식 출시 전의 글로벌 혁신 신약을 미리 접할 기회가 그만큼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식약처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해 규제 혁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운영 중인 혁신 간담회를 통해 임상 승인 심사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기업들이 도전적인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