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 투자만 14조 원 평가이익… 손정의의 ASI(초인공지능) 전략 현실화 수순
- 주가 급락·거품 우려에도 로봇·결제·클라우드로 생태계 확장… 연말 4대1 액면분할 단행

일본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AI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투자 드라이브를 한층 더 강화하며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챗GPT 개발사 오픈AI 투자에서만 2.157조 엔(약 14조 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하며 비전펀드(Vision Fund)의 실적 반등을 주도했다. 이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2분기(2024 회계연도 기준) 동안 총 19조 원 수준의 수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AI 중심 재편 흐름은 이미 일찍부터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상반기 실적을 갈아치웠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기반 코파일럿(Copilot)을 전 서비스에 통합하며 ‘AI 운영체제’ 전략을 굳히는 중이다. 중국에서도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각각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AI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하며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이러한 글로벌 조류 속에서 소프트뱅크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초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 ‘플랫폼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순이익은 2.502조 엔으로 시장 전망치(약 2천억 엔)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1.18조 엔)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도 1.92조 엔으로 예상을 상회했다.
비전펀드 전체 수익은 AI 투자 성적에 의해 사실상 견인됐다. 1분기 4.8조 엔 규모였던 가치 상승폭이 2분기에는 19조 원 상당으로 확대되면서, 테크 투자 포트폴리오의 ‘본격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대한 누적 투자 구조를 재정비해 마지막 300억 달러(약 41조 원) 투입 트랜치까지 승인했다. 다만 오픈AI가 12월 31일까지 영리 구조(PBC)로 재편되지 않을 경우 총 투자 규모가 200억 달러까지 축소될 수 있는 조건부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도 함께 밝혀졌다. 최근 오픈AI가 비영리 지배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영리 사업부를 PBC로 전환한 것은 이러한 글로벌 투자 요구와 호환성을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프트뱅크는 12월 중 비전펀드2를 통해 추가로 2.25조 엔(약 22.5조 원)을 오픈AI에 투입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AI 투자 열풍이 과열됐다는 우려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소프트뱅크 역시 지난주에만 500억 달러(약 68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2020년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누적으로 보면 주가는 여전히 14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 흐름과 실적의 괴리보다는 비전펀드의 정상화 여부가 더 중요한 포인트”라며 소프트뱅크의 AI 전략 지속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AI 기반 로봇, 모바일 결제(PayPay), 클라우드 인프라, ASI 연구·개발 영역에서 과감한 인수·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30일 종료된 분기에서 AI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93%나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도 확대 한다는 방침이다. 소프트뱅크는 주주 기반을 넓히기 위해 연말에 4대1 액면분할도 단행한다. 최근 일본 증시를 이끄는 주체가 해외 기관투자자에서 개인과 직구 투자자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별 투자자 유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바라보는 종착점은 단순한 AI 기업 투자자가 아니라 ‘초지능(ASI)’을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손정의 회장은 여러 차례 “AI는 인간 지능을 압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며, 소프트뱅크는 그 전환점의 중심에 서겠다”고 강조해 왔다.
오픈AI와의 전략적 결합, 로봇·결제·통신·반도체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그리고 거품 논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투자 강행은 소프트뱅크가 AI 산업을 단기 트렌드가 아닌 ‘문명 전환’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