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벤처기업의 65%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매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벤처기업협회는 11일 '지역 벤처기업 현황 및 지원정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벤처기업 3만8천369곳 가운데 65.4%가 수도권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중도는 2021년 62.1%에서 2022년 64.8%, 2023년 65.2%, 2024년 65.5%로 매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대표자 연령 30세 미만인 청년 벤처기업과 신생(루키) 벤처기업의 수도권 비중은 각각 72.8%, 68.7%로, 전체 평균을 상회해 젊은 창업자일수록 지역을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매출 격차도 뚜렷했다. 2024년 기준 기업당 연 매출은 수도권이 74억5천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충청권(74억4천만원), 대경권(72억9천만원), 동남권(71억5천만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호남권은 54억6천만원, 강원·제주권은 50억8천만원에 그쳐 수도권과의 격차가 최대 24억원에 육박했다. 증시에 상장된 벤처기업 역시 75.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자본시장 접근성의 편차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입지계수(LQ) 분석 결과, 권역별 벤처기업의 주력 업종 편차도 확인됐다. 수도권은 첨단서비스업이 특화된 반면, 충청·강원권은 첨단제조업, 대경·동남권은 일반제조업, 호남·전북권은 제조업 위주로 분포했다.

고부가가치 첨단 기술 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제조업 중심의 전통 산업군이 비수도권에 머무는 구조적 불균형이 확인된 셈이다.

보고서는 투자·상장·회수시장 접근성이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지역 벤처기업이 스케일업(사업 확장) 단계로 나아가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협회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단순 기업 유치나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역 주력산업과 벤처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을 결합한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특화 벤처기업 성장 추진 ▲지역 창업·벤처투자 확대 ▲규제혁신 및 공공수요시장 창출 등 3대 분야 48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송병준 협회장은 "지역에는 주력산업과 연계된 벤처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존재하지만, 자본·인재·시장·제도 인프라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지역 벤처생태계 혁신은 지방경제의 성장동력 회복과 국가 균형성장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