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가고시마 해상서 시속 30km 속도로 북상하며 제주 및 남해안 일대 태풍·호우경보 발령
- 평년 기준 대폭 앞당겨진 초여름 발생 원인은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및 해양 열용량 급상승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여파로 한반도의 태풍 시계가 전례 없이 빨라졌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인 6월 초입에 제6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강력한 수증기가 유입됨에 따라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태풍은 올해 들어 우리나라 특보 구역 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첫 번째 태풍으로 기록됐으며, 남해안과 제주 일대에 강력한 호우 및 태풍 특보를 쏟아내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기상 분석 결과에 따르면 태풍 ‘장미’는 6월 2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남서쪽 약 290km 부근 해상까지 진출했으며, 시속 30km의 속도로 북북동진을 거듭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기압은 97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km)에 달하며 강풍 반경이 380km에 이르는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과 기상청은 남해동부 바깥 먼바다에 태풍경보를 발효했고,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와 남동쪽 안쪽 먼바다에는 풍랑경보를 내려 선박들의 대피를 지시했다. 내륙 역시 전남 진도에 호우경보가, 전남 및 제주도 산지 등지에는 호우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된 상태다.
이번 태풍의 가장 큰 특징은 기상 관측 사상 역대 세 번째로 빠르게 한반도 영역에 발을 들였다는 점이다. 국내 기상학계는 지난 2011년부터 우리나라 예보 구역 내에 태풍특보가 실제로 발효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영향 태풍’을 판정해 오고 있다. 이번 태풍 ‘장미’의 경우 6월 2일 새벽 3시를 기해 남해동부 바깥 먼바다의 풍랑경보가 태풍경보로 격상되면서 올해의 첫 영향 태풍으로 확정됐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한반도에 가장 일찍 도달했던 태풍은 1961년 5월 28일의 제4호 태풍 ‘베티’였으며, 그 뒤를 잇는 사례는 2003년 5월 30일에 상륙했던 제4호 태풍 ‘린파’였다. 이번 사태는 이들 기록의 바로 뒤를 잇는 이례적인 초여름 기습이다.
기상청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를 포함한 북서태평양 전역의 해수면 온도와 바다가 머금고 있는 에너지인 해양 열용량이 평년 기준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러한 해양 환경은 열대저기압이 쉽게 생성되고 급격하게 세력을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결국 예년보다 훨씬 앞당겨진 시기에 강력한 태풍을 발달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특히 한반도 인근 해역의 수온 자체가 높아진 탓에 태풍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잃지 않고 강한 세력을 고스란히 유지할 확률이 높아져 철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태풍 ‘장미’의 파장으로 인해 제주 지역은 2일 늦은 오후까지 최소 20mm에서 최대 8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밤부터 차차 맑아질 전망이다. 전북 남부와 전남권, 경북권 남부, 경남권 등 남부 전역에도 오후 동안 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이 계속해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2일 밤 9시쯤 일본 가고시마 동북동쪽 약 250km 부근 해상을 통과한 뒤, 도쿄 먼바다를 거쳐 오는 4일 오전 중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며 완전히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