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안전진단 중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자와 전문가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시공사인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이모씨(60대), 감리단장 안모씨(60대), 외부 구조기술사 이모씨(50대)로 확인됐다. 이들은 추락하거나 붕괴한 구조물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며, 안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뒤 숨졌다.
사고는 이날 새벽 2시30분께 고가 상단의 콘크리트판인 슬라브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2.9㎝의 침하 현상이 발견되면서 촉발됐다. 작업을 즉각 중단한 현장 측은 오후 2시께 안전진단을 위해 전문가들을 투입했고, 이들이 슬라브와 공중 비계 사이 구조를 지탱하는 대형 보 구조물인 '거더' 안으로 진입한 직후 붕괴가 발생했다.

서대문소방서 이종운 재난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새벽 작업을 중단하고 오후 2시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 사이로 들어갔다가 거더가 붕괴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최진우 토목부장은 "거더 높이가 80㎝ 정도 된다. 그 안에 들어가서 점검하다가 거더가 무너지며 사람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전진단에는 사망한 3명 외에 서울시 토목·도로 담당자, 안전진단 업체, 외부 자문위원 등 9명이 함께 참여했다. 사고 당시 현장 부근에는 총 13명이 있었으나, 사상자 6명을 제외한 7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구조된 부상자 3명은 30대·40대·50대 남성으로 허리와 머리, 갈비뼈 등을 다쳤으며, 이 중 서대문구 주민센터 직원 1명은 공사와 무관하게 고가 하부를 지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준공된 노후 구조물로,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길이 335m, 폭 14.9m의 18개 교각으로 구성된 도로다. 2019년 3월 콘크리트 조각 낙하 사고 이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으며, 지난해 9월 착공해 올해 5월 마무리 예정이었다. 서울시는 2028년 2월 준공을 목표로 신(新) 고가차도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사고 여파로 서울역 일대 전차선 단전이 발생하면서 27일 출근길에도 KTX를 비롯한 열차 120여 편의 운행이 중지되거나 구간이 변경돼 광범위한 교통 혼란이 이어졌다.
낙하한 구조물이 서울역∼신촌역 간 전차선을 건드리면서 단전이 발생했고, 코레일은 27일 첫차부터 서울∼행신역 구간 KTX 운행과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운행을 중지했다. 경부선·호남선 KTX는 서울∼부산역, 용산∼목포·여수EXPO역 구간만 운행하고, 강릉·중앙선 KTX는 청량리를 기점으로만 운행했다. 경부선·호남선·경전선·동해선·전라선 등 KTX 열차 120여 편의 운행이 중지되거나 구간이 변경됐으며, 임시 정차역 추가로 인한 지연도 불가피했다.
일반 열차 역시 서울역 혼잡 분산을 위해 대거 운행 구간이 축소됐다. 경부선 무궁화호는 대전∼부산역, 호남선 무궁화호는 서대전∼목포·여수EXPO역, 장항선은 익산∼천안역 구간만 운행했다. ITX-새마을과 ITX-마음은 모두 수원역 출발·도착으로 변경됐다. 행신역으로 올라가지 못한 KTX가 서울역에 머물면서 빚어진 혼잡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코레일 측은 설명했다. 1호선 및 경의중앙선(문산∼용산∼용문)은 정상 운행했으며, 경의선은 문산∼수색 구간만 운행하고 서울∼수색 구간은 중지됐다.
코레일은 서울시의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차선과 레일, 전기·신호 설비 등을 점검한 뒤 정상 운행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긴급복구반을 현장에 출동시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바쁜 이용객은 가급적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용객들은 모바일 앱 '코레일톡', 홈페이지, 철도고객센터(1588-7788)에서 실시간 운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사고 직후 철거 작업 즉시 중지와 함께 엄정한 감독·수사를 지시했다. 서울경찰청은 총경급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중대재해수사계, 과학수사팀, 관할 경찰서 형사팀 등 5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려 철거 절차 준수 여부와 안전 조치의 충분성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