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한 경제외교조정관, 북아프리카 고위급 면담 통해 납사·원유 대체 수급지 발굴
-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 물량 우선 배정 약속… 에너지 공급망 중동 의존도 탈피 가속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걸프 지역의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북아프리카 산유국들과의 고위급 외교를 통해 원유와 납사의 새로운 공급로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외교부 박종한 경제외교조정관은 지난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알제리와 리비아를 연쇄 방문하여 양국의 에너지 당국 최고위층과 면담하고, 유사시 원유를 긴급 공급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행보는 한국 에너지 안보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온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수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경제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박 조정관은 알제리의 국영 석유·가스 기업인 소나트락(Sonatrach) 사장 및 탄화수소부 장관을 만나 에너지 분야의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소나트락은 알제리 GDP의 4분의 1 이상을 책임지는 세계 10대 에너지 기업으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핵심 에너지 공급처로 급부상한 곳이다. 정부는 이번 면담을 통해 알제리 측으로부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선으로서의 확약뿐만 아니라, 향후 에너지 공급망 위기 발생 시 한국에 대한 우선적인 지원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이어 방문한 리비아에서는 국영석유회사(NOC) 수석이사 및 대통령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만나 구체적인 물량 확보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박 조정관은 리비아 측에 트레이더들에게 할당되는 원유 물량 중 일부를 한국 기업의 수요가 있을 경우 우선적으로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NOC 측은 구매자의 신뢰성과 기술적 인도 조건이 충족된다면 한국에 물량을 배정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아프리카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리비아는 최근 일일 생산량을 140만 배럴까지 회복하며 국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이 단순한 원유 수입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제 및 트레이딩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양국에 강조했다. 한국의 안정적인 원유 도입이 깨질 경우 역내 석유제품 공급망 전체의 복원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논리는 현지 당국자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얻었다. 이는 걸프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반복되는 에너지 수급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북아프리카라는 '제3의 대안'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출장 과정에서 박 조정관은 현지 진출 우리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외교부는 이번 고위급 외교를 통해 단기적인 수급 차질 우려를 해소함과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프리카 지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정부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알제리 및 리비아와의 에너지 파트너십을 심화하고,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방위적 경제외교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