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비공표 여론조사 수령 및 대납 혐의로 공판 출석
  • 명태균 사기죄 기소 촉구하며 정면 돌파…‘개표소 시위’ 질문엔 침묵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사건 1심 재판에 출석하면서 수사 당국과 특검을 향해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 시험대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을 둘러싼 여론조사 의혹의 첫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수사 당국과 특검을 향해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에 피고인 신분으로 모습을 드러낸 오 시장은 취재진 앞에서 극도의 불만을 표출하며 이번 기소의 부당성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현장 발언을 통해 진실을 왜곡하고 범죄 행위를 저지른 주동자와 법적 피해자의 위치를 뒤바꿔 법정에 세우는 사법 기관의 행태를 강력히 규정하며, 사건을 지휘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을 향해 날 선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 시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자신을 겨냥한 정치적 기소가 아닌, 정치 브로커 일당이 주도한 전형적인 사기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그 측근들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의 사기 혐의를 명백히 규명해 사법 처리하는 것이 수사의 본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라도 수사 기관이 명 씨 일당에 대한 사기죄 적용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신속하게 기소하는 것이 법치주의와 정의에 부합하는 마땅한 처사라는 논리를 폈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동시에 공소사실의 허구성을 부각하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이번 사건의 파장과 별개로 최근 수도권 정국을 달구고 있는 또 다른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을 유지했다. 현장 취재진은 오 시장을 향해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이에 항의하며 벌어진 송파 개표소 봉쇄 시위 사태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과 책임론을 질문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해당 질의가 나오자 단 한 마디의 언급이나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보좌진과 함께 곧장 법정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거 행정 불복 논란으로 번진 돌발 악재와 사법 리스크가 겹치는 상황을 경계한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공수처와 특검 등 사법 당국은 오 시장이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정치 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연말 전격 기소를 단행했다. 검찰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선거 직전 명 씨 측으로부터 공표 조사를 포함해 총 10차례에 걸쳐 대규모 비공표 여론조사 데이터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당시 서울시 비서실장을 지내던 강 전 부시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제3자인 김 씨를 통해 3,3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을 우회적으로 대납하게 했다는 것이 사법 당국이 파악한 객관적인 혐의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