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초기 발표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일제히 시국선언에 나서기로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추가 물량을 송부한 투표소가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140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일 1차 발표치보다 73개 더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실제 추가 용지를 사용한 투표소는 91개, 투표가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투표소는 26개로 각각 파악됐다.

서울과 경기 지역이 각각 53개, 36개로 가장 많았고, 인천 18개, 부산 9개, 대구 7개 순이었다. 전남·충북·전북·경북 등 기존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추가 사례가 새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투표 중단 투표소 수도 기존 22개에서 26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가 12곳에서 15곳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부산 북구·대구 동구·경기 김포에서 각 1곳씩 추가됐다. 반면 인천 연수구는 3곳에서 1곳으로 줄었는데, 나머지 2곳은 투표용지 부족은 있었지만 투표 중단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투표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운영된다. 위원회는 시민단체·법조계·언론계·학계가 추천한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조현욱 변호사가 맡는다.

위원회는 투표용지 인쇄·배정·수급 관리 전반과 함께 초동 조치 및 보고 체계의 적정성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부족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여부도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선관위 수뇌부도 이날 전면 교체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지명 해제를 통보함에 따라 위철환 상임위원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고, 허철훈 사무총장 면직안이 수리돼 강동완 사무차장이 사무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아울러 선거정책실장과 선거1국장은 9일자로 직위 해제하기로 했다.

부족 사태 파문은 대학가로도 번졌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 12개 대학 총학이 6·10 민주항쟁 기념일인 10일 오후 6시 각 캠퍼스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연세대와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한국외대·건국대·경희대·서강대·서울시립대·숭실대·전남대·홍익대가 참여한다.

이들 총학은 "1987년 대학생과 시민들이 거리에서 쟁취한 1인 1표의 민주주의가 국가기관에 의해 침해됐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시국선언에서는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가 기본권 침해에 대한 구제 대책 마련, 중앙선관위 구조개혁, 시민 참여형 개혁 감시기구 설치 등 네 가지 사항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