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행객 4명 중 3명은 한국행을 결심한 배경에 K-컬처가 있었다.

에어비앤비가 28일 서울 성동구에서 개최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9개국 여행객 4,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됐다.

응답자의 75%는 K-컬처를 한국 방문을 결심한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 자체에 K-컬처가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율은 94%에 달해, K-컬처의 관광 유인 효과가 전방위적임을 보여줬다.

경제적 효과도 눈에 띈다. K-컬처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은 그렇지 않은 여행객에 비해 1인당 평균 약 64만 원(435달러)을 더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한 관광 트렌드를 넘어 실질적인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 패턴도 달랐다. K-컬처 방문객의 88%는 3박 이상 머무르며 현지를 깊이 경험하는 방식을 택했다. 91%는 피상적인 관광보다 '진정한 현지 문화 몰입'을 우선순위에 뒀고, 92%는 K-팝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 음식·역사·자연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체험을 원했다.

그러나 관광 수요가 서울에 편중되는 구조적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수도권 밖 지역에 흥미를 가졌다는 응답자는 74%였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보낸 비율도 66%로 높게 나타났다. 지방 숙박 옵션의 충분성이 지역 방문 여부를 좌우한다고 답한 이는 83%에 달해, 인프라 격차가 관광 분산의 핵심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샤론 챈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K-컬처의 영향력은 여행자를 한국으로 불러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체류 기간과 소비 규모까지 키우고 있다"며 "이 흐름이 서울 밖으로 흘러가려면 지방 숙박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관광통역안내사 겸 방송인 파비앙은 "기념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떠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박물관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탐구하는 외국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 네트워크와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