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기한을 특정하지 않은 휴전 연장을 선언했으나, 이란은 이를 즉각 거부하고 해상봉쇄가 계속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며 협상 전면 충돌 국면이 심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돼 있으며, 파키스탄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으로 이란 지도부와 협상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격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떤 식으로든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이란 군사 충돌은 지난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맞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1일 "48시간 안에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3월 23일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고, 3월 26일에는 4월 6일까지 공격 유예를 추가 연장했다.
4월 5일에는 협상 시한을 하루 더 연기했고, 4월 7일 미국과 이란은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2주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통행 허용, 미국의 대이란 공격 중단이었다. 그러나 4월 11~12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종전 협상은 결렬됐고, 4월 13일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이란으로 들어오는 전쟁 물자 보급을 차단하는 대이란 해상봉쇄를 개시했다. 이란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4월 17~18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일시 해제했다가 완전 개방 후 재봉쇄하는 등 긴장이 반복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이후 이번 연장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공격을 유보한 셈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즉각 반발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22일 "이란은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은 미국의 해상봉쇄 유지 자체를 적대 행위로 규정하며, 봉쇄가 지속될 경우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겠으며 필요시 봉쇄를 무력으로 해제하겠다는 이란군의 입장을 전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타스님을 통해 "우리 군은 오랫동안 100%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란을 상대로 한 공격이나 어떤 행동이 있을 경우 이란 군은 정해놓은 표적에 강력한 타격을 즉시 가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다시 따끔한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협상단은 이슬라마바드에서 22일 예정됐던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에 끝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타스님 통신은 불참 의사가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됐으며, 초기 합의의 틀을 벗어난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태도를 불참 사유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참모 마흐디 모하마디는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의 휴전 연장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는 쪽이 조건을 결정할 수 없다. 해상봉쇄를 계속하는 것은 폭격과 다를 바 없으며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트럼프의 휴전 연장이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벌기 계책"이라고 규정했다.
2차 협상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관측은 일찍이 나왔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당초 이날 오전 파키스탄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음에도 오후까지 백악관에 잔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장을 파키스탄의 중재 요청과 이란 내부의 분열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연쇄 타격에 따른 위험 부담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대이란 전쟁 지지도는 낮고 유가 상승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격을 재개했다가 전쟁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이란 해상봉쇄는 계속하겠다고 못 박은 상황에서 이란의 2차 협상 불참까지 확정되면서, 교착 국면을 타개할 돌파구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