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21억 원 규모 ‘각 세종’ AI 인프라 증설… 3%대 저리로 GPU 서버 대거 도입
- 빅테크 의존 탈피하고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 반도체 강소기업 ‘샘씨엔에스’도 첫 수혜

대한민국이 글로벌 빅테크의 AI 공습에 맞서 ‘소버린(Sovereign) AI’ 주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및 GPU 서버 도입 사업에 총 4,000억 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 밸류체인의 핵심 거점인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강화해 해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차원의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이번 지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3,400억 원과 산업은행 본체 자금 600억 원으로 구성되었으며, 시중 금리보다 낮은 3%대 저금리가 적용된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세종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상면을 증설하고, 최신형 GPU(그래픽 처리장치) 서버를 대거 확충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 비용인 9,221억 원 중 절반 이상을 네이버가 자체 조달하고, 부족한 자금을 국민성장펀드가 정책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형태다. 이는 고비용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에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해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와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6년 초 기준 전 세계 생성형 AI 챗봇 시장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계 3대 거물이 약 90%의 점유율을 독식하고 있다. 만약 데이터 학습부터 서비스 제공까지 모든 과정을 해외 플랫폼에 의존할 경우, 한국 특유의 문화적 맥락이나 법률적 배경을 반영한 AI 개발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대규모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해 국내 사회 분위기에 최적화된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이번 인프라 확충은 한국형 소버린 AI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투자를 통해 전국적인 AI 편익 증진도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강화된 인프라를 검색 포털 전반에 적용해 사용자 맞춤형 검색 결과와 쇼핑, 장소 추천 등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일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일상화를 앞당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또한 국민성장펀드는 이번 네이버 지원 사례를 ‘2차 메가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산업 전반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심의회에서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 문턱을 낮추는 전향적인 조치도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충북 소재 반도체 테스트 장비 부품 제조사인 ‘샘씨엔에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기업은 반도체 웨이퍼 검사의 핵심 부품인 세라믹 STF를 국산화한 강소기업으로, 공장 증설을 위한 자금 지원을 승인받았다. 전날 발표된 중소기업 대상 승인 절차 간소화 방안이 적용된 첫 사례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풀뿌리 기업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국민성장펀드 100조 원 신설이라는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며 초격차 AI 선도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산업 정책적 가치가 높은 대형 프로젝트는 주기적으로 발굴해 집중 지원하고, 지역 소재 첨단 산업 기업들의 자금 수요에도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인프라, 모델, 서비스로 이어지는 AI 풀스택 역량을 결집하고 대한민국의 디지털 영토를 지켜내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