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운임 사상 최고치… 일반·물류 바우처로 중소기업 물류비 전면 지원
  • ‘선정 기간 한 달’ 패스트트랙 가동… 무상샘플 운송부터 해외창고 임대료까지 혜택 확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유가 급등으로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이 전례 없는 물류 대란에 직면하자 정부가 대규모 긴급 자금 투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유가 급등으로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이 전례 없는 물류 대란에 직면하자 정부가 대규모 긴급 자금 투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총 1,300억 원 규모의 ‘수출바우처 지원 사업’을 전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890.77포인트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특히 중동 노선 운임이 1TEU당 4,167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지원책의 핵심은 기업의 상황에 맞춘 이원화된 지원 구조에 있다. 우선 800억 원 규모의 일반바우처를 통해 약 2,300개 기업을 지원하며, 중동 분쟁으로 인해 현지 수출길이 막힌 피해 기업을 최우선적으로 선정해 시장 다변화를 돕는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석유화학 업종과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K-뷰티, K-패션 등 전략 품목 기업에는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해 지원 효과를 극대화한다. 기업당 지원 한도는 최대 1억 원이며, 고성장 기업이나 기술 서비스 활용 기업에는 추가적인 한도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물류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500억 원 규모의 물류전용바우처는 수혜 대상을 ‘국제운송 이용 실적이 있는 모든 중소기업’으로 전격 확대했다. 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운임 상승으로 고통받는 기업들을 폭넓게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지원 항목을 획기적으로 늘린 점이 눈에 띈다. 기존의 해상·항공 운임과 보험료 지원을 넘어 해외 바이어를 위한 무상 샘플 운송비, 풀필먼트 서비스 비용, 해외 창고 임대료, 선적 전 검사료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이미 올해 일반 바우처에 선정된 기업이라도 중복 신청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췄다.

속도감 있는 행정 서비스도 이번 대책의 강점이다. 중기부는 현장 평가를 과감히 생략하고 서면 평가로 대체하는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통상 3개월 이상 걸리던 선정 과정을 단 한 달 이내로 단축해 기업들이 현장에서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복잡했던 정산 절차 역시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해 중소기업의 행정적 피로도를 대폭 낮췄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행정 편의보다 기업의 생존 속도에 맞춘 행보를 보인 결과다.

수출바우처 신청은 오는 4월 17일부터 공식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며 상세한 상담을 돕기 위해 전용 콜센터도 운영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단순한 비용 보전을 넘어 대외 리스크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외 변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수출 동력을 잃지 않도록 지원의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정책 집행의 속도를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