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누적 10조원 육박, 역대 최장 기록
  • 제조업 내국인 고용 감소세 뚜렷… 구인배수 0.44로 21년 만에 최저
구직급여 지출액이 8개월 연속 1조 원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고용시장의 냉각이 장기화되고 있다.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8개월 연속 1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로 썼다.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늘어난 데다, 경기 둔화로 신규 채용이 위축되면서 구직급여 누적 지급액은 연간 10조 원에 육박했다.

고용노동부가 15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6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1,048억 원) 증가했다. 구직급여가 월 1조 원을 웃돈 것은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7개월 연속 1조 원을 기록했던 이후 최장 기록이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8,000명(10.0%) 늘었고, 지급 대상자는 62만 5,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4.0%(2만 4,000명) 증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험 가입자가 늘고, 급여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이 상승하면서 지급 단가가 높아진 영향이 있다”며 “10월부터는 연말 만기 도래로 지급액이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실업자 증가와 더불어 일자리 부족 현상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배수’는 9월 기준 0.44로, 2004년(0.43)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의 구인 인원이 줄어든 반면, 구직 인원이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지난달 기업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 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000명(–3.5%) 감소했지만, 구직 인원은 37만 8,000명으로 3만 7,000명(10.8%) 증가했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내국인 일자리는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64만 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9만 1,000명(1.2%) 늘었다. 다만 제조업 부문은 1만 1,000명이 줄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증가(1만 6,000명)에 반해 내국인 근로자는 2만 7,000명 감소하면서 24개월 연속 내국인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고용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실업자의 재취업 지원과 취업유지 정책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산업 구조 변화로 고용 창출력이 예년만 못한 상황에서, 구직급여 지출의 고공행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