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광주광역시 건의 수용해 간병비 부담 경감 나선다
  • 2인실 부부 허용·어린이실 등 예외 지침 시달… 한의과 정신병원 진료 과목 도입 등 의료 규제 혁신
그동안 병원 입원실을 남성과 여성으로 일률적으로 구별해 운영하도록 강제해 온 법령 규제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부부나 직계 가족이 한 병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인병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병원 입원실을 남성과 여성으로 일률적으로 구별해 운영하도록 강제해 온 법령 규제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부부나 직계 가족이 한 병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으로 인해 발생했던 국민적 불편을 해소하고 간병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마련하고 오는 7월 6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입법예고 절차를 진행한다.

기존 의료법 시행규칙 제35조의2에 따르면 모든 의료기관은 입원실을 남녀별로 무조건 분리해 운영해야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차 적발 시 시정명령, 2차 위반 시에는 15일간의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이 부과되어 의료 현장의 경직성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광주광역시에서는 부부나 가족이 동시 입원해도 같은 방을 쓰지 못해 간병 인력을 따로 구해야 하는 등 비용과 심리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 법령 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이미 2인실에 부부가 동반 입원하거나 어린이병원 다인실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운영하는 등 규제와 현장의 괴리가 심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무분별한 남녀공용 병실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성인 환자는 입원실 구분을 원칙으로 유지하되 명확한 예외 기준을 담은 행정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상급병실 중 2인실에 한해 부부나 직계 가족의 동반 입원을 허용하고, 소아 환자가 이용하는 어린이병실과 중환자실의 경우에만 지자체와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과의 조율을 거쳐 남녀 구별 의무를 면제하는 가이드를 시달할 예정이다. 이는 무리한 병상 가동률 제고보다는 철저하게 이용자 편의와 프라이버시 보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번 개정안에는 환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약물 부작용과 중복 투약을 방지하는 의약품 안전성 확인 시스템(DUR)의 비상 보완책도 신설됐다. 통상 의사와 치과의사는 처방전 발행 및 조제 시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성분을 점검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표준팝업창으로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시스템 마비나 물리적 전산 장애 등 예상치 못한 사유로 전산망을 이용할 수 없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대체 수단으로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전산 미작동 사유와 대체 확인 기록을 의무적으로 보관하도록 해 처방 공백을 차단했다.

의료기관 개설 행정 절차와 진료 환경도 대폭 변화한다. 각 지자체장이 법인 명의의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수리할 때는 주무관청으로부터 정관 변경 및 설립 허가를 합법적으로 득했는지 의무적으로 사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정신병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설치 가능한 진료과목에 한방내과, 사상체질과, 침구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한의과 과목들이 전격 도입된다. 기존에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을 운영 중이던 정신병원이라면 한방부인과와 한방소아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까지 진료 영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다.

원내 감염 차단을 책임지는 감염관리실 인력의 전문성도 내실화된다. 교육 이수 시간과 인정 절차를 대폭 구체화하는 한편, 감염관리 경력이 3년 이상인 경우 학술대회 참석만으로 교육을 면제해 주던 기존의 특례 조항을 과감히 삭제했다. 세부 사안은 질병관리청장이 관장하며, 명칭 체계는 간호법에 부합하도록 정비된다. 이번 시행규칙은 공포 당일부터 즉시 효력을 발휘하나 현장의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감염관리실 인력 교육 기준은 9월 1일부터, 의약품 정보 확인 절차 규정은 12월 24일부터 순차 적용된다. 특히 감염관리실 교육 개정 규정의 경우 실무적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8년 1월 1일 이후 실시되는 교육부터 적용하도록 유예 조치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