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예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기상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온열질환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집계를 보면 이달 15일부터 26일까지 열흘 남짓 사이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가 111명에 달했다. 이 중 한 명은 사망했다. 같은 기간 지난해 환자 수(51명)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특히 올해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5월 15일 발생했는데, 관련 통계를 집계해 온 이래 가장 이른 기록이다. 기상청 역시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평년보다 매우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증상 따라 대응법 다르다…열사병은 즉시 119

온열질환은 단일 질환이 아니다. 고온 환경에 오래 머물렀을 때 신체가 보이는 반응 양상에 따라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 부종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열사병이다. 뇌에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 자체가 무너지는 상태로,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며 체온이 40도를 넘기도 한다. 의식을 잃거나 착란 증세가 동반될 수 있어 발견 즉시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구급대 도착 전까지는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눕히고 차가운 물수건 등으로 체온을 내리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발생 빈도 면에서는 열탈진이 가장 흔하다.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후 지난해까지 신고된 열탈진 환자는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1만 6,042명(전체 2만 9,294명의 54.8%)이었다. 열탈진은 지나친 발한으로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난다. 열사병처럼 체온이 급등하지 않고 땀이 많이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쉬면서 수분을 섭취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노인·만성질환자, 같은 더위도 더 위험하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더위도 일부 집단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땀샘 기능이 떨어지고 체온 조절 반응이 둔해진다. 스스로 이상을 감지하는 능력도 저하돼 증상이 심각해질 때까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온열질환으로 신고된 사망자 267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174명으로, 절반을 웃돌았다.
심뇌혈관질환자는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압이 떨어지고, 이를 만회하려는 신체 반응으로 심박수와 호흡수가 함께 오르면서 심장에 부담이 누적된다. 당뇨병 환자는 탈수가 진행될수록 혈당 농도가 높아져 쇼크 위험이 커진다. 신장질환자의 경우 더위를 식히려고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오히려 부종이나 저나트륨혈증을 일으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예방은 어렵지 않다…수분 보충·무더위 시간대 회피가 핵심
질병청은 기본 수칙만 지켜도 온열질환 대부분은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야외 활동은 햇볕이 강한 낮 시간대를 피하고, 실외에 있어야 할 때는 통기성이 좋은 밝은 색 옷을 갖춰 입는 것이 좋다. 갈증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다만 신장질환자처럼 수분 섭취량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해 적정량을 정해야 한다. 술과 커피 등 카페인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가급적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