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5조 2,000억 원이 AI 등 12대 신산업에 집중되며 전체 투자액의 76%를 차지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28일 내놓은 '2025년 12대 신산업 분야 벤처투자 동향'을 보면, 지난해 AI 모델·인프라, 반도체, 헬스케어 등 신산업 12개 분야에 투입된 자금은 5조 2,000억 원으로 전체 벤처투자(6조 8,000억 원)의 76%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최근 5년 동안 80% 안팎을 유지하며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신산업 기업 한 곳이 끌어들이는 평균 투자액(33억 9,000만 원)도 비신산업(19억 1,000만 원)보다 1.7배 높아, 자금 규모와 집중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흐름이 확인된다.
분야별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다. AI 모델·인프라가 1조 3,000억 원(19.6%)을 흡수하며 선두를 달렸고, 콘텐츠(1조 1,800억 원)·헬스케어(1조 1,300억 원)·첨단제조(9,700억 원)가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에서는 생명신약(35.4%)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방산·우주항공·해양(19.2%)과 모빌리티(16.5%)도 두 자릿수 성장했다.
반면 에너지·원자력·핵융합은 55.2% 급감했으며, 첨단제조(-22.0%)와 반도체(-20.8%)도 투자가 쪼그라들었다.
투자 방식을 들여다보면 '새 기업보다 검증된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처음 투자받은 신규투자는 전체의 12.3%(6,390억 원)에 불과했고, 기존 피투자 기업에 추가로 집행된 후속투자가 87.7%(4조 5,624억 원)로 압도적이었다. 창업 7년 이상 기업이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으며, 업력과 평균 투자액은 비례 관계를 보였다.
대형 투자에서는 신산업 독식이 두드러졌다. 100억 원 이상을 유치한 기업 158곳 중 131곳(83%)이 신산업 소속이었고, 5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 6곳은 예외 없이 모두 신산업 기업이었다.
지역 편중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수도권 3개 시·도(서울·경기·인천)가 4조 1,000억 원(79.1%)을 독식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3,913억 원)과 경남(1,071억 원)이 상대적으로 존재감을 보였지만, 수도권과의 자금 격차는 여전히 압도적인 수준이다.
정부는 지역 격차 해소와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 육성, 유니콘·데카콘 50개 창출, 벤처투자 연 40조 원을 목표로 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차세대 유니콘 육성 프로젝트와 지방정부와 함께 조성하는 지역성장펀드를 통해 신산업 기업의 성장 단계별 자금 공급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