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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국세청의 넷플릭스 한국 법인 세금 부과 처분 중 687억 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28일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넷플릭스코리아가 돌려달라고 요구한 약 762억 원 가운데 687억 원이 법원의 손을 거쳐 사실상 환급 대상으로 인정됐다. 청구액의 약 90%를 법원이 받아들인 셈이다.

이 분쟁의 시작은 2021년 국세청의 세무조사였다. 당시 넷플릭스코리아는 4,15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로 약 22억 원, 매출 대비 0.5%만 납부해 논란을 빚었다. 국세청은 국내 수익을 해외 법인에 수수료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과세 기반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보고 약 800억 원을 추징했다. 넷플릭스는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심판원은 780억 원 규모의 과세가 정당하다고 판단했고, 넷플릭스코리아는 2023년 11월 행정소송으로 최후의 수단을 택했다.

법정 공방의 핵심은 '누가 저작권을 행사했느냐'였다. 넷플릭스코리아 측은 자사가 해외 본사의 콘텐츠를 국내 이용자에게 중계하는 역할에 불과하며, 저작권 행사와 콘텐츠 전송의 실질적 주체는 해외 법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과세당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에 캐시 서버를 직접 운영하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저작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한 주체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결국 넷플릭스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의 파장은 넷플릭스 한 곳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현 메타) 역시 2021년 세무조사에서 각각 5,800억 원, 2,400억~2,500억 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당한 뒤 조세 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의 국내 과세 기준을 둘러싼 논쟁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