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두고 협상 재개와 전면전 재발의 기로에 섰다. 미군이 19일(현지시간) 오만만에서 이란 화물선 투스카호를 함포로 사격한 뒤 나포하자, 이란이 즉각 보복을 선언하며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중국을 출발해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로 향하던 투스카호(약 275m·항공모함급 중량)가 17노트의 속력으로 미군의 해상봉쇄선을 돌파하려 했다.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는 봉쇄 위반을 경고했으나 투스카호가 6시간 동안 따르지 않자, 기관실 소개(疏開) 명령과 함께 구경 5인치(127㎜) MK45 함포를 여러 발 발사해 추진장치를 무력화했다. 이후 미 31해병원정대가 승선해 선박을 억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병대가 지금 그 선박을 잡고 있다"며 투스카호가 미 재무부 제재 목록에 올라 있는 불법활동 이력 선박이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조치가 신중하고 비례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해상봉쇄 개시 이후 총 25척의 상선에 회항 또는 이란 항구 복귀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대이란 해상봉쇄에서 미군이 직접 무력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란은 즉각 강력 반발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이번 나포를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란 혁명수비대 연계 매체 타스님 통신을 통해 "미군의 무장 해적 행위에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또 미군 군함에 무인항공기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대응 수위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중재국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해상봉쇄에 대해 "미국이 외교를 배신하려 한다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란 측 취재원은 알자지라 방송에 "적이 새로운 확전 단계를 시작하려는 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약속한 2주 휴전 시한은 21일(일부 매체는 22일)로 사실상 하루 앞까지 다가왔다.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은 20일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이 재개되기를 기대했으나, 이란은 미국의 해상봉쇄가 지속되는 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의의 기본 틀이 잡혔으며,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이 합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란 내 발전소와 교량 전체에 폭격을 가하겠다는 위협도 재차 내놓아 협상과 압박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합의에 맞춰 17일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했으나, 미국의 해상봉쇄가 지속된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재봉쇄했다. 이스라엘도 휴전 파기 가능성에 대비해 새로운 군사 타깃을 설정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가 보도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군사적 긴장 고조와 협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8시 30분 현재 전장 대비 6.14% 뛴 배럴당 95.93달러를 기록했으며,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도 7.35% 급등한 배럴당 90.01달러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