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예산정책처 수정전망…지난해 기금 1,458조 원 적립 복리 효과
  • 수익률 2%p 높이면 2120년 유지…저출산 가입자 감소는 과제

역대급 자산 운용 실적에 힘입어 국민연금의 기금 바닥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4년 뒤로 밀려날 것이라는 정부 의회 기관의 공식 분석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재정 수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기금 소진 시기는 오는 2069년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연금개혁 조치들을 반영해 도출했던 기존 고갈 전망치인 2065년보다 4년 유예된 결과이며,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시점 역시 기존 2048년에서 2050년으로 2년 늦춰졌다.

이처럼 기금 수명이 늘어난 결정적인 배경은 최근 국익을 크게 웃돈 연금 기금의 폭발적인 수익률 덕분이다. 국민연금의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말 평가액 기준 1,458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526조 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자산군 중 국내 주식 부문이 무려 82.44%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견인하며 총자산 수익률 18.82%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장기 평균 수익률을 4.6%로 보수적으로 가정했음에도, 지난해 벌어들인 대규모 적립금 자산이 복리 효과의 든든한 출발점이 되면서 장기 재정 성과를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자산 운용 성과에 따라 국민연금의 미래는 더욱 극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예정처의 정밀 분석에 따르면 향후 평균 수익률이 기준선보다 겨우 1%포인트만 높아져도 적자 전환은 2060년, 고갈 시점은 2082년까지 늦춰진다. 만약 시장 방어를 통해 수익률을 2%포인트 이상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이번 장기 전망 시한인 오는 2120년까지 기금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도출됐다. 기금의 체급이 커질수록 연금 지급 능력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공고해지고 국가의 정책적 선택권도 넓어질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눈앞의 운용 성과만으로 연금 제도를 둘러싼 구조적 위기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인구 절벽 현상 여파로 국민연금 가입자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로 수급자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연금 수입은 연평균 3.2%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급여 지출은 연평균 14.0%씩 급증하며 주객이 전도된 상태다. 정부가 5년마다 내놓는 공식 재정계산과 별개로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는 자산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는 2049년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대비해 선제적인 자산 재조정과 출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