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액 27조 5천억 원으로 5.7% 급감… 돌봄 확대 등 정책 효과와 고물가 여파
  • 참여 학생은 월 60만 원 돌파 역대 최고… 소득별 지출 격차 3.4배 ‘교육 불평등’ 여전
지칠 줄 모르고 치솟던 대한민국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이 5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칠 줄 모르고 치솟던 대한민국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이 5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7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전년도의 29조 2,000억 원과 비교해 약 1조 7,000억 원(5.7%)이 증발한 수치로, 학령인구 감소 속도보다 더 가파른 하락폭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규모는 축소됐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교육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줄어든 45만 8,000원을 기록했으나, 실제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상황이 다르다. 사교육 참여 학생의 월평균 지출액은 오히려 2.0% 늘어난 60만 4,000원으로 집계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의 감소세가 7.9%로 가장 두드러졌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각각 3.2%, 4.3% 줄어들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초등 돌봄 교실 확대와 방과후학교 활성화 등 공교육 내 흡수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월 100만 원 이상을 사교육에 쏟아붓는 고액 지출 가구 비율이 11.6%로 증가한 점은 물가 상승 요인과 맞물려 고소득층의 사교육 집착이 여전히 공고함을 보여준다.

가구 소득에 따른 격차는 여전히 뼈아픈 대목이다. 월 소득 800만 원 이상의 고소득 가구는 자녀 1인당 평균 66만 2,000원을 지출하며 84.9%라는 압도적인 참여율을 보였다. 반면 월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의 지출액은 19만 2,000원에 그쳐 두 집단 간의 사교육비 격차는 약 3.4배에 달했다.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는 학생 비율이 24.3%로 전년 대비 4.3%포인트 급증한 것 역시 고물가 시대를 맞아 서민 가계가 가장 먼저 교육비 지출을 조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교육 당국은 이번 조사 결과가 사교육비의 절대적 증가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으나, 소득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고착화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소득층의 고액 사교육 비중이 늘어난 지표를 두고 단순한 물가 반영인지, 아니면 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경쟁 심화인지를 두고 향후 정책적 세부 점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