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개 현장 중 55곳서 법 위반…과태료 7억6천만원, 형사조치 병행
  • 안전조직 위상·투자 축소·형식적 관리 드러나며 전사적 개선 권고
최근 수년간 사망사고가 잇따른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정부가 실시한 산업안전보건감독에서 대규모 법 위반이 확인됐다.
지난해 중대사고에 따른 사과 인사하는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수년간 사망사고가 잇따른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정부가 실시한 산업안전보건감독에서 대규모 법 위반이 확인됐다. 전국 건설 현장과 본사를 포함해 400건이 넘는 위반 사항이 적발되며, 안전관리체계 전반에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시공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감독 및 안전보건관리체계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한 데 따른 조치로, 올해에만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전사 차원의 점검이 이뤄졌다.

감독 결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전국 62개 현장 가운데 55개 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58건이 적발됐다. 이 중 안전난간과 작업발판 미설치, 굴착면 붕괴 방지 조치 미이행, 거푸집과 동바리 설치 기준 위반 등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반 30건에 대해서는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가 부과됐다.

현장 감독에서 적발된 관리적 위반 사항은 안전교육 미실시, 안전관리자 미선임, 관리감독자 역할 부적정, 노사협의체 운영 미흡 등이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현장에 부과된 과태료 규모는 약 5억3천만원에 달했다.

본사에 대한 감독에서도 다수의 위반이 확인됐다.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지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미흡, 직무교육 미이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부적정 사용 등 145건이 적발돼 약 2억3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법 위반 감독과 함께 실시된 안전보건관리체계 진단에서는 경영 시스템과 조직 구조 전반의 취약성이 지적됐다. 회사의 안전보건 경영방침이 장기간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이사회에서 안전보건 계획이 핵심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된 정황이 확인됐다.

안전보건 조직의 위상도 문제로 드러났다. 안전보건최고책임자의 직급이 사업본부장보다 낮아 현장에 실질적인 통제와 지시를 하기 어려운 구조였으며, 현장 안전보건관리자의 정규직 비율도 주요 대형 건설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안전보건 투자 역시 축소 흐름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안전보건 특별예산 비율은 최근 3년간 감소했고, 현장 지원을 위한 안전전략예산도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예방 중심의 안전 활동과 협력업체 안전 강화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대재해 예방 활동 측면에서는 방대한 안전보건 매뉴얼이 현장 실정과 괴리돼 실효성이 떨어지고, 위험성평가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문제도 드러났다. 협력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가격 중심의 평가 구조가 유지되면서 안전 수준이 실질적인 선정 기준으로 작동하지 못한 사례도 확인됐다.

고위험 공정 관리와 건설기계·장비 관리에서도 전문 인력 부족과 시스템 관리 미흡이 지적됐으며, 사고 사례 분석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전사적 환류 체계 역시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차사고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현장 소통과 평가 제도에서도 개선 필요성이 확인됐다. 안전신문고와 작업거부권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참여 건수는 해마다 감소했고, 조직과 개인의 성과 평가에서 안전 관련 지표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감독 결과를 토대로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법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사법 조치를 병행하는 한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서는 현장 단위의 보완을 넘어 경영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