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벨 갈이·서류 위조로 중국산 제품 한국산 둔갑… 무역안보특조단 본격 가동
  • 美 반덤핑관세 회피 목적 수출 급증… 국내 산업 보호 위해 민관 공조 강화
사건 개요도. (사진=관세청)

관세청이 국산 둔갑 우회수출 행위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최근 미국의 반덤핑관세 및 상호관세 등 고관세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국산 등 고세율 대상 국가의 물품이 한국을 경유해 ‘한국산’으로 둔갑한 뒤 미국 등으로 수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4월 21일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이하 특조단)’을 공식 발족하고, 미국 관세정책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조단은 관세청 본청에 설치되고, 전국 8개 본부세관에 전담 수사팀이 운영된다.

단속 대상은 미국의 반덤핑관세 및 수입규제 대상 품목을 포함한 고관세 물품들로, 대표적인 불법 수법으로는 라벨을 국산으로 갈아치우거나 수출 신고필증 및 원산지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수입국을 기만하고 무역 질서를 훼손할 뿐 아니라, 국내산 제품의 국제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관세청은 최근 5년간 총 176건, 4,675억 원 규모의 우회수출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그 주요 목적은 수입국의 반덤핑 및 고관세 회피, 수입규제 우회, 한국산 프리미엄 차익 획득 등 경제적 이익 외에도 전략물자나 핵심기술의 불법 유출 같은 안보 목적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반덤핑관세가 무려 1,731.75%에 달하는 중국산 매트리스 120만 개(740억 원 상당)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미국에 수출한 사건(2024년 11월)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중국산 양극재를 국산 포장으로 바꿔 수출(33억 원 규모, 2025년 1월), ▲수입규제가 적용된 중국산 CCTV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 후 국산으로 속여 수출(193억 원 규모, 2025년 3월), ▲품질이 낮은 중국산 알루미늄 창호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고가에 판매(20억 원 규모, 2025년 3월), ▲수출통제 대상 고성능 반도체를 저가품으로 위장해 홍콩에 유출(51억 원 상당, 2024년 12월)하는 등 불법 유형은 다양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세청은 4월 21일 서울본부세관에서 ‘우회수출 단속 민·관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회의에는 관세청 이명구 차장을 비롯해 철강, 가구, 비철금속 등 주요 업계 협회와 함께,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관세국경보호청(CBP) 등 외국 정부기관도 참여했다. 이는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국 등 수입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관세청 고광효 청장은 “불법 우회수출은 우리 기업의 수출 신뢰도는 물론 국가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정상적인 우리 수출기업이 미국에서 신뢰를 잃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 청장은 “관세청은 지난 4월 2일 ‘미국 관세정책특별대응본부(미대본)’도 출범시켜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전 리스크 점검, 핵심 전략 품목 정보 제공 등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조단 운영과 단속 확대는 단순한 법집행을 넘어, 국내 산업 보호와 수출 신뢰도 유지를 위한 중요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