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감금부터 살인까지 타임라인 공개…옷 세탁·이발 등 증거인멸 발각
  • 수감 중 '자격증 도전' 계획에 분통…피해자 49재 당일 유족들 엄벌 호소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상대로 끔찍한 강력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장윤기가 법정에서 자신의 계획적 범행 사실을 전격 인정했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남고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고 있는 장윤기(23). (사진=연합뉴스)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상대로 끔찍한 강력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장윤기가 법정에서 자신의 계획적 범행 사실을 전격 인정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다수의 강력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 측 변호인은 그동안 수사기관에서 부인해 왔던 사전 계획 범행 가능성을 전면 수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중 길을 가던 여고생을 살해한 근본적인 동기가 성범죄 목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확답을 피한 채 다음 기일에 최종 입장을 정리해 소명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공판 과정에서 드러난 장윤기의 행적은 범행 전후로 치밀하고 주도면밀하게 구성되어 방청객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장윤기는 사건 사흘 전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을 자택에 감금하고 성폭행한 뒤, 피해자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자 즉각 흉기를 구입하고 현금을 확보해 도주를 준비했다. 피해자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피신하자 메신저 유심칩을 제거하고 휴대전화를 끄는 등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결국 범행 대상을 찾지 못한 장윤기는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차량으로 1.2km나 미행한 끝에 인적이 드문 대로변 갓길에 차를 숨겨두고 기다리다 습격해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후 행위 역시 일반적인 우발적 범죄자와는 궤를 달리했다. 장윤기는 대담하게도 비명을 듣고 구조하러 달려온 또 다른 남고생에게 구조 요청인 척 위장해 접근한 뒤, 돌연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후 현장을 탈출한 장윤기는 곧바로 인근 세탁방으로 이동해 피가 묻은 의복을 전면 세탁하고 미용실을 찾아 이발을 감행하는 등 수사기관의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검찰은 이러한 범죄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와 차량 블랙박스, 부검 감정서 등 방대한 증거 자료를 재판부에 전격 제출했다.

이날 법정은 마침 숨진 피해 여고생의 49재가 되는 날이어서 유족과 방청객들의 슬픔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은 장윤기가 구치소 수감 중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수형 생활 동안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는 등 미래를 도모하는 뻔뻔한 내용을 담았다며, 사법부가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의 엄벌을 내려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법원 청사 외부에서는 여성 단체들이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엄벌 탄원에 동참한 1만 6,000여 명의 서명부를 전달했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오는 7월 13일 생존 피해자들과 유족, 부검의 등을 대거 증인으로 소환해 하루 종일 집중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