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금통위 주재 (연합뉴스 제공)

2월 말 발발한 이란전쟁의 여파로 물가·환율·성장이 동시에 불안한 상황에서 금통위 위원 전원이 일치해 '동결 후 관망'을 선택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을 통해 "중동 전쟁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영향을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이 9.9% 뛰며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란 간 2주 휴전 합의 이후 1,482.5원(9일 주간 거래 종가)으로 내려왔지만 최근까지 1,520원대에 이른 데다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금통위는 물가 전망에 대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웃돌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당초 전망(2.1%)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과 관련해서도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달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란전쟁 등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이번 동결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10일 이후 다음 회의(5월 28일)까지 약 10개월 이상 2.50%에 고정되게 됐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인하 사이클 종료' 관측이 굳어지고 있으며, 향후 인상 전환 시점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이란 사태 이후 올해 국제 유가 가정치를 배럴당 평균 85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예상 경로를 연내 동결에서 4분기 1회 인상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 후보자인 신현송 씨도 지난달 22일 지명 소감에서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물가, 성장, 금융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26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앞세운 정부 재정정책과의 충돌을 피하면서도 물가를 잡아야 하는 이중 과제가 새 총재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