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주 사건 후 2만여 건 전수점검… 구속·전자장치 신청 전년 대비 최대 8배 폭증
  • 대응 미흡 경찰관 16명 징계 및 서장 인사조치… 스마트워치·전자발찌 연동 강화
남양주 스토킹 살인범 김훈. (사진=경기북부경찰청)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이라는 뼈아픈 비극을 겪은 경찰이 관계성 범죄에 대한 대응 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친다. 경찰청은 지난달 18일부터 16일간 현재 수사 중인 사건 등 총 2만 2,388건을 전수 점검한 결과, 재범 위험이 극히 높은 '고위험 사건' 1,626건을 분류해 가해자 격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방위적 후속 조치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이번 점검 기간 경찰은 위험 징후가 포착된 사건에 대해 구속영장 389건, 유치 처분 460건, 전자장치 부착 371건을 신청하며 엄정 대응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해 일 평균 신청 건수와 비교했을 때 구속영장은 약 4.8배(376%), 전자장치 부착은 무려 9.6배(867%)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피해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민간 경호 지원을 3배로 늘리고 지능형 CCTV 설치를 확대하는 등 현장 보호 인프라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선제적인 검거 사례가 잇따랐다. 경기남부에서는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피의자를 상시 모니터링하던 중 피해 사실을 포착해 당일 긴급 체포 후 구속했으며, 서울에서는 전자장치 전원을 끄고 잠적한 가해자를 이틀간의 추격 끝에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강원 지역에서는 신고를 망설이는 피해자를 설득해 사건을 접수한 지 3시간 만에 가해자를 유치하고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등 '상담' 위주의 안일한 관행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격리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과거 대응 과정에서의 과오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 추궁이 뒤따랐다. 경찰청 감찰 조사 결과, 남양주 사건 당시 현장 대응이 미흡했던 점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관련 경찰관 1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2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지휘 책임을 물어 관할 경찰서장을 포함한 책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조치도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초기 대응 실패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경각심을 조직 내부에 심어주기 위한 고강도 처방으로 풀이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된다. 경찰은 향후 법무부의 전자발찌 부착자 정보와 경찰의 접근금지 결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스토킹 가해자에게 부착하는 전자장치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를 상호 연동해 가해자가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할 경우 즉시 경보가 울리도록 하는 등 보호 사각지대를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위험도 중심의 사건 분류 체계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법원·검찰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여 구속 및 잠정조치 결정률을 높이는 데 행정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