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6일 오후 8시까지 공격 유예 선언… 15개 항 종전안 두고 물밑 ‘기싸움’ 팽팽
- 호르무즈 통행권 vs 주권 인정 충돌… 증시·유가 요동 속 군사적 ‘최후 일격’ 카드 만지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시한을 다시 한번 뒤로 미루며 중동 전역에 감도는 전운 속에서 열흘간의 외교적 유예 기간을 확보했다. 현지시간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발전소 타격 시한을 미 동부 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일 48시간 통첩 이후 두 번째 유예로, 전면전 확산에 따른 국제 유가 폭등과 글로벌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내세워 이란 측에 '15개 항 종전안'을 전달하며 압박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해당 안에는 이란의 영구적인 핵무기 포기와 미사일 보유 제한, 그리고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는 내각회의에서 "지금이 전환점"이라며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파괴 외에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그들은 완전히 박살 났다"며 이란이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전쟁 피해 배상과 재발 방지 약속,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주권 인정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이란 관영 타스님뉴스는 정권과 군부가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요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악의 악몽'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사적 긴장감은 공격 유예 발표와 무관하게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군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해 육군 정예 82공수사단과 해병원정대 등 수천 명의 병력을 중동으로 급파했다. 이스라엘 역시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며 헤즈볼라 등 이란 대리 세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유예가 '발전소' 시설에만 국한된 만큼, 미군이 하르그섬 등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을 기습 점령하거나 유조선을 나포하는 '제한적 타격' 옵션을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시점이 뉴욕증시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오전 내각회의에서 "연장 여부를 모르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자 약 5시간 만에 SNS를 통해 유예 결정을 알렸다. CNN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정세에 관한 중대 발표를 시장 개장과 마감 시간에 맞추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향후 열흘은 핵 포기와 주권 수호라는 거대 담론의 합의 여부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명운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