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8% 저농도에도 목숨 앗아가는 반도체 맹독 물질… 소방청, 긴급 매뉴얼 배포
  • 119 신고부터 세척까지 ‘골든타임 15분’… 전국 취급 사업장 인명 사고 제로화 총력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필수 원료이자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인 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누출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적인 안전 대책 강구에 나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필수 원료이자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인 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누출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적인 안전 대책 강구에 나섰다.

소방청은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TMAH 취급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사고 대응 요령 긴급 홍보물’을 제작하여 전국 산업 현장에 배포한다고 2026년 3월 26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무색무취의 액체 상태로 취급되어 육안 식별이 어렵고, 소량의 피부 노출만으로도 중추신경계 마비와 심정지를 일으키는 TMAH의 위험성을 알리고 근로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TMAH 사고 사례를 분석해 보면 이 물질의 파괴적인 맹독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6월 울산 울주군 소재 화학공장에서는 24.9% 농도의 용액이 신체 일부에 튀는 사고만으로 작업자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져 끝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심지어 2.38%의 극저농도 용액에 노출되었던 경기 파주 사업장 사례에서도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농도와 관계없이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특히 2011년 평택 사례에서는 사고 발생 단 17분 만에 작업자가 급성 중독으로 사망하는 등 체내 흡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 초동 대처 여부가 생사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에 배포되는 안전 매뉴얼은 사고 발생 즉시 현장에서 실천해야 할 '4대 핵심 수칙'을 상세히 담고 있다. 우선 사고 인지 즉시 119에 신고함과 동시에 오염된 의복을 신속히 제거하여 추가 흡수를 막아야 한다. 이후 환부를 다량의 깨끗한 물로 지속해서 세척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가능하다면 구연산 수용액 등을 이용한 화학적 제독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TMAH는 노출 초기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작업자가 상황을 오판하기 쉬우므로,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소방청은 완성된 홍보물을 전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사, 화학물질 취급소, 관련 산업 협회 등에 우선 전달할 계획이다. 단순히 인쇄물을 배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사업장 내 안전 관리자가 정기 교육 시간이나 작업 시작 전 TBM(Tool Box Meeting) 단계에서 근로자들에게 대응 요령을 직접 시연하고 숙지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수사기관 및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협력하여 과거 사고의 기술적 원인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장 맞춤형 방제 장비 보급과 안전 보호구 착용 기준 강화 등 제도적 보완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유해화학물질 사고 현장에서의 1초는 일반 사고의 1분과 맞먹는 무게를 가진다며, 근로자들이 올바른 대응법을 몸으로 익혀 예기치 못한 누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은 이번 예방 활동을 시작으로 첨단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고위험 물질에 대한 정밀 진단을 지속하며,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제조 환경 조성을 위한 기술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