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그램·대포통장 동원해 4년간 1만 2천 회 전국 유통… 6명 검거
- 마약류 지정된 ‘에토미데이트’ 16만 앰플 압수, 헬스장 등 공급망 차단

전신마취 유도제인 ‘에토미데이트’와 근육 강화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을 조직적으로 불법 유통해온 일당이 보건당국의 끈질긴 추격 끝에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유통 총책인 40대 남성 A씨를 구속하고, 의약품 도매상 대표 B씨를 포함한 공범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의약품 취득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약 44억 3천만 원 상당의 의약품을 시중에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총책 A씨는 2021년 8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44개월 동안 총 12,155회에 걸쳐 전국 각지의 헬스장 트레이너와 일반인들에게 전문의약품을 판매했다. 특히 이번에 압수된 에토미데이트 1,600박스(16만 앰플)는 성인 기준 최대 3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이다.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며 오남용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정부는 올해 2월 13일부터 이를 마약류로 지정해 수입부터 투약까지 전 과정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엄격히 감시하고 있다.
이들 범죄 조직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해외 서버 기반의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만 주문을 받았으며, 판매 대금은 여러 개의 대포통장을 경유해 수령했다. 택배나 퀵서비스를 이용해 물건을 보낼 때는 발송인 이름과 주소를 수시로 조작하고, 거래 직후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하지만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은 디지털 포렌식과 계좌 추적을 통해 이들의 범행 전모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유통된 에토미데이트는 의료진의 감독 없이 투약할 경우 호흡 억제나 부신 기능 저하, 심각한 의식 소실 등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함께 판매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역시 불법 투여 시 간 기능 저하, 정자 수 감소, 여유증, 피부 괴사 등 치명적인 신체 변화를 유발한다. 식약처는 전문의약품이 의사의 처방 없이 유통되는 행위는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를 끼치는 중범죄임을 강조하며, 불법 유통 경로에 대한 단속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부산지방식약청은 의약품 도매상이 범죄 조직의 공급원 역할을 한 점에 주목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관리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병행할 계획이다. 또한 텔레그램 등 음지에서 이뤄지는 의약품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해 사이버 조사 기능을 강화하고,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공급망 전체를 소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정식 의료기관이 아닌 경로로 구입한 의약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