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담보대출 11.1% 급증하며 부채 견인… 대기업 근로자 8,000만 원 육박
  • 고금리 여파에 60대 이상 연체율 적신호… 단독주택 거주자 연체 위험 최고
대한민국 임금근로자들의 부채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가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민국 임금근로자들의 부채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가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말 기준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275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25만 원(2.4%) 증가한 수치로,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주거비 마련 등을 위한 대출 수요가 억제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대출의 질적 측면에서 신용대출은 줄어든 반면, 주택담보대출이 11.1%나 급증하며 전체 부채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연령별로는 가계 소비와 자녀 교육비 지출이 가장 활발한 40대의 부채가 8,186만 원으로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많았다. 30대 역시 7,153만 원의 평균 대출을 보유해 뒤를 이었으며, 40대와 30대의 대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5.1%, 2.5% 증가하며 청장년층의 채무 부담이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29세 이하 사회초년생의 대출은 전년보다 1.8% 감소했는데, 이는 엄격해진 대출 규제와 경기 불황에 따른 청년층의 신규 진입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채 규모만큼이나 우려되는 대목은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연체율의 상승이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연체율은 0.53%로 전년보다 0.02%p 높아졌다. 특히 소득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고령층에서 위기가 두드러졌다. 60대 연체율은 0.94%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으며, 70세 이상 고령층의 연체율 상승폭은 0.21%p에 달해 은퇴 후 소득 공백기 노동자들의 금융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주택 유형별로도 아파트 거주자의 연체율은 0.30%에 불과했으나, 단독주택 거주자는 1.49%를 기록해 주거 환경에 따른 경제적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직장 규모와 산업별 부채 격차도 선명했다. 대기업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7,984만 원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보다 훨씬 많았지만, 연체율은 중소기업(0.86%)이 대기업(0.25%)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산업별로는 금융·보험업 종사자의 평균 대출이 1억 353만 원으로 가장 많아 유일하게 1억 원대를 넘어섰으며, 연체율 측면에서는 불황 여파가 직접적으로 미치는 건설업이 1.35%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출 건수가 많을수록 부채의 위험도는 커져 3건 이상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0.82%까지 치솟았다.

이번 통계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이후 임금근로자들이 은행권 중심의 대출로 갈아타는 추세 속에서도 주거 비용 부담은 오히려 가중되었음을 시사한다. 은행 대출은 4.7% 증가한 반면 비은행권 대출은 1.8% 감소해 대출 구조는 개선된 듯 보이나, 실질적인 부채 규모와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근로자, 그리고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 부채의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 향후 정교한 금융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