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신고 거래소와 자금 이동 지원 등 AML 구멍… 대표이사 문책경고 중징계
- 3월 27일부터 외부 입출고 한시 제한… 가상자산 시장 ‘자금세탁’ 엄단 의지

국내 2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이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대거 적발되어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 소속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빗썸에 대해 6개월간의 영업 일부 정지와 함께 368억 원 규모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 시장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이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FIU가 실시한 현장검사 결과에 따르면, 빗썸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규정된 의무를 총 665만 건이나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정부가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미신고 사업자 18개사와 4만 5,000건 이상의 가상자산 이전을 지원한 점이다. FIU는 빗썸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법 준수 의지가 매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고객 확인 절차에서도 심각한 허점이 발견됐다. 적발된 위반 사례 중 약 355만 건이 고객확인의무 위반으로, 초점이 맞지 않아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신분증 사본을 그대로 수리하거나 주소가 비어 있는 고객의 가입을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신분증 원본이 아닌 사진 파일을 다시 촬영한 자료를 징구하거나, 자금세탁 위험 등급이 상향된 고객에 대해 추가 확인 조치 없이 거래를 허용한 사례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빗썸은 오는 3월 27일부터 9월 26일까지 6개월간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입출고가 제한되는 '영업 일부 정지' 처분을 받는다. 다만 기존 고객의 거래나 신규 고객의 원화 입출금 및 거래소 내 매매는 가능해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했다. 인적 제재 역시 뒤따랐다. FIU는 관리 책임을 물어 대표이사에게 '문책경고'를, 자금세탁방지 보고 책임자에게는 '정직 6월'의 처분을 내렸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재를 통해 가상자산 업계에 법 준수가 단순한 비용이 아닌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필수 투자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FIU는 향후에도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위험을 엄격히 차단하기 위해 남아있는 거래소들에 대한 현장검사와 후속 조치를 순차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가상자산 이용자들은 거래소 이용 시 본인의 고객 확인 정보가 적절히 갱신되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