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 선물·치앙마이 외유에 3억 예산 보류… 성 비위 간부 결재 등 도덕적 해이 심각
- 복지부, 수사 의뢰와 설립허가 취소 검토… 독점적 수어센터 구조 개혁으로 투명성 강화

보건복지부가 농아인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농아인협회의 방만한 운영과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를 확인하고 강력한 제재에 나섰다. 복지부는 최근 실시한 특정감사와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 점검을 통해 총 23건의 부적절한 사항을 적발했으며, 이 중 범죄 혐의가 짙은 고위 간부의 비위 의혹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국고보조금과 협회 예산의 사적 유용이다. 감사 결과 협회는 공적 예산으로 고위 간부에게 3,000만 원 상당의 고가 선물을 제공하고, 세계농아인대회 예비비를 전용해 간부들의 태국 치앙마이 ‘외유성’ 여행 경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장애인의 입과 귀가 되어야 할 협회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 주요 행사에 수어통역사의 참여를 금지하도록 지시하며 오히려 장애인의 의사소통권을 침해한 정황까지 포착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인사 및 조직 관리의 난맥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에서 배제되어야 할 간부가 버젓이 전자문서를 결재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규정에도 없는 직책보조비를 임의로 인상하거나 지급 대상이 아닌 센터장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총 4,300만 원을 부당 집행했다. 또한 이사회 소집 절차를 무시하거나 자격 없는 인사를 참석시키는 등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온 사실이 확인되어 기관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복지부는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해 한국농아인협회에 예정된 2026년도 국고보조예산 약 3억 원의 지급을 전격 보류했다. 이는 협회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후에도 자정 노력이 전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수사 결과에 따라 임원 해임 및 결격사유 적용은 물론,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을 경우 중앙수어통역센터와의 위탁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고 협회 설립허가 자체를 취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 특정 단체의 독점적 운영으로 폐해가 발생해 온 수어통역센터의 구조 개선도 추진된다. 복지부는 센터 운영 주체를 지자체와 사회복지법인으로 확대하고 센터장 채용 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의 지침 개정안을 통보했다. 아울러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 행위를 엄단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피해자 보호 및 법률 지원을 지속하는 등 장애인 단체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